확정되지 않은 할당량에 내년 사업계획 차질 우려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학 업계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석유 화학 업계는 부담감이 커진 상황이다 / 사진=뉴스1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학업계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의 내년 배출권거래제 계획에 머뭇거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석유화학업계는 부담감이 커진 상황이다. 

 

3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은 거래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달초 2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 24일 2만8000원까지 급등했다. 

 

화학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내년도 탄소배출권 할당량 배정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가 국내에서 처음 시행된 것은 3년 전인 지난 2015년이다. 이 때 3년간 탄소배출 할당량을 발표하고 부족하거나 남는 양은 거래할 수 있게 했다.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할당량 대비 배출량을 보고하고 초과분에 대해서 배출권을 제출해야 한다. 만약 배출권을 구입해 제출하지 못할 경우 과징금이 부과된다. 

 

A화학업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할당량을 넘어가는 탄소 배출량 만큼 배출권을 구하지 못할 경우 시세 대비 3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내야한다​며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가격 상승에도 탄소배출권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할당량은 올해 6월경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변화가 생기면서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 정한 뒤 탄소배출권 할당이 진행되는데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개정을 진행 중이여서다. 

 

정부는 일단 이달 초 다음달에 잠정적으로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배정하 다음 내년에 다시 정확한 할당량을 확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렇게 임시적인 할당이 진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불안감에 빠진 기업들의 수요가 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한 점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가동시간이 늘면 탄소배출도 증가하기 때문에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데 아직 내년에 얼마까지 허용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내년 사업계획을 손놓고 있을 수도 없기 때문에 탄소배출권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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