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북한 탄도미사일 1발 발사…전문가들 “기존 ICBM급보다 우수”

북한이 29일 새벽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쪽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4500㎞,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월 ‘화성 14형’의 2차 발사 모습. / 사진=뉴스1

 

[기사 보강: 29일 오전 8시57분]

 

북한이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기습 발사했다. 지난 9월15일 도발 이후 75일만이다.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국이 9년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과, 북한군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사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새벽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오늘 오전 3시17분 경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4500㎞, 예상비행거리는 약 960​”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북한이 이렇게 도발을 일삼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단호하고 실효적인 대응 조치를 지속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북 미사일 발사 직후 정밀타격훈련 ‘맞대응’ 

 

이날 우리 군도 즉각적인 대응 태세를 보였다. 우리군은 북 미사일 발사 6분 후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하면서 도발에 대응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오늘 오전 3시23분부터 3시44분까지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며 “미사일 1발씩 발사해 목표지점에 3발이 동시에 탄착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새벽 긴급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도발과 관련,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밖에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현재 우리 군과 미국은 이번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 세부 제원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이날 미사일은 지금껏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고도가 높았다. 이에 북한이 ICBM을 쏘아올렸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마지막 핵 도발이었던 지난 9월15일 북한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발사한 바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은 “이전에 발사했던 그 어떤 미사일보다 높이 올라갔다”며 “북한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무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라이트 참여과학자모임 선임연구원도 “이번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7월 (ICBM급 화성 14형) 미사일 2발보다 더 성능이 좋다”며 “8000마일 이상 될 것이며 미국 대륙까지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트 연구원은 “(이번 북한의 핵미사일은) 꽤 인상적”이라며 “북한 핵미사일은 과거보다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번 도발은 앞으로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 할거라는 신호를 미국에게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우리가 해결할 것…대북정책 기조 변화 없다”

한편 미국 정부의 차원의 공식 대응은 비교적 조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우리가 잘 해결할 것”이라며 “(북 핵도발은) 우리가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화염과 분노’라고 칭한 것과 비교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대북 접근법이 바뀔 수 있냐는 질문에 “바뀌는건 없다. 우리는 (북한의 핵 도발에) 굉장히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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