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제일, 순익·ROA·ROE 등 수익성 지표 일제히 하락…사상최대 호황 국내은행과 '극과 극'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씨티은행 영업전략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기를 못 펴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사상최대 수익을 구가하고 있음에도 외국계 은행들은 되레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이자 수익 경쟁에서 밀린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모두 올해 3분기 실적이 모두 악화됐다.

씨티은행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7% 줄어든 55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은 2.7%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1% 개선됐지만 이자부자산의 감소로 3분기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1.1% 감소한 2648억원을 기록했다.

씨티은행 판매관리비 또한 20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9.4% 늘었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타결에 따른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SC제일은행도 당기순이익이 대폭 줄었다. SC제일은행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4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3.6% 급감했다.

SC제일은행 수익 감소는 이자수익 감소 때문이다. 이에 SC제일은행 3분기 순이자마진은 1.4%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6%)보다 0.16%포인트 떨어졌다.

SC제일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 (ROE)도 하락했다. 이 은행 3분기 ROA는 0.28%로 전년 동기보다 0.23%포인트 줄었다. ROE는 3.63%를 기록해 전년 3분기보다 3.07%포인트 급감했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을 나타낸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보여준다.

같은 기간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4% 급증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대손비용이 늘어났음에도 이자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은행 3분기 중 이자이익은 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조6000억원보다 1조원 증가했다.

다만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고 전했다. 씨티은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3% 증가한 1722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도 3분기 누적으로 237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9%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은행들이 3분기 누적 실적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3.6% 급증한 것과 비교해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에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계 은행들은 부진한 실적과 시중은행과의 소매금융 경쟁 저하로 국내를 떠나는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에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RBC, 골드만삭스, BBVA 3개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대한 폐쇄 인가안을 의결한 바 있다. 저금리에 따른 수익 저하와 국내 시중은행과의 영업점 경쟁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망을 뚫고 영업력을 확장하기가 어려워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일 것"이라며 "비대면 거래 확대도 그런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비대면거래 확대 등 차별화한 정책을 강화해 수익 악화를 벗어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씨티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고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점포 매각 절차도 진행했다. 자산관리를 전면에 내세운 경영 전략도 세웠다.

SC제일은행도 수익 성장을 위해 차별화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미래지향적 영업채널 구축의 일환으로 태블릿PC 기반의 모빌리티플랫폼(Mobility Platform)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3분기 수익 악화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이제 은행산업은 규모의 경쟁이 아닌 차별화의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국내 채널과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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