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 개인사, 연애 등 다양한 사연 올리는 '국민신문고'…최근 성폭력 폭로글로 관심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최근 네이트 판에 올라온 글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네이트판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성폭력 현장을 고발하는 폭로의 장이 되고 있다. 비단 성폭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건들이 밝혀지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트판이 어떤 공간인지 알아보자.

Q 네이트 판에는 어떤 이야기가 주로 올라오나요?
A 판에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일반인들이 작성하는 자신의 경험담이 대다수입니다. 기혼자들의 결혼 얘기부터 연애 이야기, 성 고충, 일상 에피소드 등이 매일 게재됩니다. 물론 이 중에 일부는 자신의 소설 실력을 자랑하는 허구 내용이 있기도 하죠. 판에서 글을 게재하는 영역의 카테고리는 무려 48개에 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하면 ‘오늘의 톡’으로 선정돼 더 주목을 받게 되죠.

Q 어떤 카테고리가 인기가 많죠?
A 10대 이야기, 엔터톡, 결혼/시집/친정, 해석 남/여, 사랑 고백해도 될까 등 5개 카테고리가 가장 인기가 많은 편입니다. 이 가운데 결혼/시집/친정 카테고리는 결시친이라는 약어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있죠. 이런 탓에 작가들과 언론사 기자들도 네이트판을 보며 소재거리를 찾곤 합니다. 사실 인터넷에 자신의 이야기를 소상히 밝히는 일이다보니 기쁜 일보다는 하소연이나 고민이 많습니다.

Q 다른 커뮤니티와 다른 특징이 있나요
A 소소하게 다양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댓글은 최신순, 추천순, 예비베플, 찬반대결, 사진댓글로 다양하게 분류가 돼요. 베플은 베스트리플의 약어인데 재치 있거나 명쾌한 댓글을 달면 추천을 받아 높은 순위에 올라가요. 이런 댓글 보는 재미도 네이트 판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데 한몫했죠.

Q 성폭행 피해자들이 네이트 판을 찾는 이유는 뭘까요?
A 성폭행 피해자들은 두려움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합니다. 그것을 무릅쓰고 직장이나 단체에 피해 사실을 알렸음에도 처벌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마지막 호소할 곳으로 네이트 판을 찾습니다. 네이트 판에서는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대중에게 자신의 사정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대중들은 사건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같이 아파하죠. 때로 악성 댓글도 있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함께 공분해주기 때문에 글쓴이가 위로를 얻게 돼요.

Q : 네이트 판을 통해야만 사건이 공론화 된다는 것인가요?
A :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업들은 자사 이미지 실추 등을 염려해 많은 사건들을 묻고 가려 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사건은 더 많을 거예요. 생각보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성폭행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지 않습니다. 직장 특성 상 권력관계가 존재하고 각자 이익이 얽히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성폭행 사건을 일종의 소란 정도로만 여기는 안일한 태도가 이런 사태를 낳았죠.

Q : 판을 통해 알려진 다른 사건도 있었나요?
A : 네 그렇습니다. 네이트 판은 초기부터 종종 국민신문고 역할을 해왔습니다. 성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각종 비리, 정치 사건, 개인사, 가족관계 등에 대한 사건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현재 한샘 사건 이후 용기를 내어서 곳곳에서 성폭력 폭로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다양한 성폭력 사건들이 네이트판을 통해 이슈가 돼 기폭제 역할을 했습니다. 또 그들이 사건 이후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사건이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과정을 보고 하는 게시글도 많이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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