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영화부문, 영업손실 17억원…CGV는 영업이익 축소불구 해외진출·4DX서 약진

지난 7월 27일 서울 여의도 CGV에 군함도 광고가 걸려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3분기(7월~9월)는 충무로 영화가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정작 국내 영화업계 최대기업인 CJ CGV와 CJ E&M은 성수기에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CJ CGV는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5% 이상 까먹으면서 수익성 확보를 과제로 떠안게 됐다. CJ E&M은 영화 ‘군함도’가 기대이하의 결과를 낸 탓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두 기업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CJ E&M이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CJ CGV는 새 비즈니스 영토를 모색하며 대안을 찾아낸 모습이기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분기 CJ CGV와 CJ E&M 영화부문은 각각 322억원의 영업이익과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CJ CGV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익이 5.3% 줄어들었다. 성수기 기대작의 흥행 부진 탓에 전국 관람객이 줄었고 상영‧매점 매출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예년 9월이던 추석연휴가 올해는 10월로 미뤄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9월 전체 영화 관객수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1.5%나 쪼그라들었다. 전체 매출액도 22%가 줄었다. 뿐만 아니라 7월과 8월 전체 영화 관객수도 지난해보다 각각 18.6%, 0.2% 감소했다. 3분기 내내 감소세가 확연했다는 뜻이다.

그나마 중국과 베트남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국내 부진을 만회했다.

중국 박스오피스는 영화 ‘전랑(戰狼)2’가 1억 5900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랑2’는 중국판 람보로 불린다. 군인 출신의 주인공이 아프리카 내전 국가에서 중국 동포와 난민을 구조하는 게 이야기의 핵심 줄기다.

덕분에 CJ CGV도 중국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4.2% 늘어난 898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베트남에서도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흥행열풍을 불러일으킨 덕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더 뼈아픈 성적표를 낸 건 매출액이 476억원인데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CJ E&M 영화부문이다. 방송과 음악부문이 각각 92억원, 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걸 고려하면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CJ E&M 전체 영업이익도 예상치던 170억원을 크게 밑도는 127억원에 그쳤다.

부진의 가장 주된 원인은 대작 군함도의 흥행 실패다. 군함도는 국내서 최종 659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실패라 하기에 어색한 숫자다. 다만 27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 영향이 컸다. CJ E&M이 메인 투자사로서 30%를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배급수익과 합치면 660만명이 손익분기점 수준이다. 겨우 손해를 안보는 수준에 턱걸이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다른 영화들이 뒷받침을 못하면서 손실의 폭이 커진 셈이다.

국내시장 정체 탓에 공히 부진했던 영화듀오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두 기업을 둘러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CJ E&M 영화부문의 경우 한동안 반등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간 4강구도(CJ E&M, 쇼박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로 불리던 투자배급업계는 춘추전국시대로 변모했다. 지난해 워너브러더스, 20세기폭스코리아에 이어 올해 키위미디어그룹까지 자리매김했다. 야금야금 보폭을 키우는 메가박스 플러스엠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관객수는 2억명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파이는 그대로인데 나눠먹을 업체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텐트폴(주력작)이 흥행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다수 나오지 않으면 적자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자배급사업의 특성 상 해외 시장서 단기간 성장이 쉽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미 ‘영화 부진’을 상수로 설정해놨다. 복수의 애널리스트는 CJ E&M 실적발표 직후 영화 적자를 방송과 음악, 자회사(스튜디오 드래곤)가 상쇄하고 있다는 투의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반면 CJ CGV는 새 캐시카우를 마련했다. 자회사 CJ 4DPLEX(4D플렉스)는 3분기에 498억원의 매출과 1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4배나 폭증했다. 특히 해외수출 성과가 돋보인다. 현재 4DX는 49개국에 설치돼 있다. 지난 1년 간 4DX 스크린 수는 124개가 늘어 9월말 현재 409개에 달한다. 콘텐츠가 아닌 기술 플랫폼 수출이기 때문에 정치사회적 변수에 휘말릴 가능성도 없다.

서정 CJ CGV 대표는 “차별화 된 서비스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써 글로벌 영화산업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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