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복원 위한 노‧사 대표단 회의 주목…국회 금융노조 거들기에 금융위도 "대화 독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은행회관 앞에서 지난달 집회를 벌이고 있는 모습. / 사진 = 금융노조

이달 열릴 예정인 금융노조 산별교섭 대표자회의 일정이 주목된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지난 17일 IMF 총회를 마치고 귀국해 급진전이 예상된다. 

 

하 회장은 이달 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허권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금융 산별교섭 복원 논의를 위한 노‧사 대표단 회의’를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한 바 있다. 당시 하 회장이 IMF 총회 출장을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출장에서 복귀하면 직후 일정을 잡기로 했다.   

 

아직 일정이 구체화된 상황은 아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18일 “아직까지 일정이 잡힌 것은 없다”며 “최소한 이번 주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 대표단 회의 참석자는 16개 사용자협의회 미가입 회원사 대표 중 노사 각 4인(금융노조 위원장, 사용자협의회 회장 포함)으로 했다. 지난 2016년 사용자협의회 회원은 33개 회원사 중 32개사가 탈퇴했다. 9월 16개사가 재가입해 현재 17개사가 가입돼 있고 은행 등 16개사는 미가입 상태로 남았다. 

 

사측 대표단 4명은 대부분이 민간은행이기 때문에 하 회장을 비롯해 시중은행, 외국계 은행, 지방은행 등 각 은행 대표 1명씩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대표자 회의는 지난해 성과연봉제 논란 이후 파행을 맞은 산별교섭의 복원 과정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금까지 노와 사는 연봉협상 방법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산별교섭이 파행되기 전까지 은행들 임금협상은 산별교섭에서 이뤄졌는데 올해는 개별협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산별교섭이 재개되면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임금체계 개편 등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는 대표자 회의에 대해 기대감이 높다. 추석 연휴 전 노조가 미가입 은행들을 방문했을때 만난 은행장들은 복귀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대표단 구성 얘기가 나왔다는 것도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교섭이 사용자협의회 불참으로 무산됐던 것과 달리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하 회장도 IMF 총회를 위해 떠난 미국에서 기자들을 만나 산별교섭 복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금체계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며 “노조와 사용자가 막힌 부분을 논의해 이견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정감사에서도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별교섭은 교섭비용을 감소시키고 기업간 차등을 줄여 노사협력을 증진하도록 했다”며 “노사간 합의에 의해 지난 2009년 시작된 산별교섭이 박근혜 정부와 금융위원회 방조 아래 무력화됐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하영구 회장이 IMF 총회 이후 산별교섭 복원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금융위원장께서 고려하셔서 종합국감 이전에 조기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해달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종합국감은 오는 30일 열린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연합회장이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제대로 대화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로 방관했던 금융위의 태도 변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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