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건설 투자 패러다임 전환 필요”…야당선 “경기 회복 역행” 반발

새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20%가량 줄인 가운데, 우리나라 건설 경제 지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SOC 예산 감축을 두고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빚어지면서 추석 연휴 본격화될 올해 국회예산심의 과정에서도 갑론을박이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건설 투자 패러다임이 외형 위주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불필요한 SOC 예산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건설 경기 불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경기 지표의 부진이 나타나면서 SOC 예산 감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 경기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이 일차적인 요인이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도체와 광공업 생산 이외는 대부분 하락세거나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설비투자, 건설기성, 소매판매 지표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1개월만에 처음이다.

또 건설기성과 건설수주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이미 시공한 건설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2% 줄었다. 건설경기 대표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감소했다.

건설 경기 지표 부진에 SOC 예산 축소에 따른 건설 경기 타격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있다.

2018년도 예산안이 발표되자마자 야당은 SOC 예산 삭감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정부는 2018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내년 SOC 예산을 올해보다 20%가량 삭감한 17조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예산안은 올해 국회 정기국회 마지막 일정인 국회예산심의에서 여야의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올해 국회예산심의에서는 새 정부의 복지확대와 SOC 감축을 중심으로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3%를 목표하는 가운데 SOC 예산 감축이 침체된 경기 회복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SOC 예산 삭감 관련해 야당의 거센 반대로 인해 일부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광림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달 예산안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며 “SOC 예산 삭감은 경제성장률 저하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깎인 예산을 복원토록 당 차원에서 힘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 60%가 건설 투자에서 나온다"며 국내 경제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라도 SOC 예산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성원 의원(자유한국당)도 “SOC 투자가 1조원 줄 때마다 고용은 1만4000명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건설업계와 상견례를 가지며 “내년 SOC 예산 감소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에 대해 안다”면서도 “하지만 건설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경제 발전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만큼 신규 인프라 투자 대신 노후 시설물 개선, 도시재생 등 새로운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노조 서경타워크레인지부 조합원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20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건설현장에서 비노조 노동자가 타워크레인을 조종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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