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 천식/COPD 치료제 흡입기 연말 허가 예상…내년 10호 개량신약 세레테롤 액티베어 출시

정원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무  / 사진=시사저널e
“한국 제약업계가 살길은 개량신약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 생각을 꾸준히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했을 뿐입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개발본부장인 정원태 전무는 개량신약의 전도사로 불리는 회사 명성에 걸맞게 한국 제약업계에서 왜 개량신약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개량신약이란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약효가 유사하지만, 그 약이 효과를 잘 내도록 하는 데 필요한 물성을 변경하거나 제형 등을 바꾼 것을 지칭한다. 

 

“과거 사노피아벤티스에 아마릴이라는 의약품이 있었습니다. 성분명은 글리메피라이드였는데,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일 정도의 블록버스터였죠. 그런데 이 품목의 특허만료로 국내 제약사들이 108개 제네릭(복제약) 품목을 시장에 쏟아냈습니다.”

 

결국 의사는 오리지널 품목을 포함, 총 109개 품목 중 1품목을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이렇게 제네릭 품목이 판치는 시장에서 단순 제네릭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개량신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전무가 근무하는 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인 강덕영 사장도 대형제약사가 신물질신약을 개발하는데 있어 막대한 금액이 투자되고 수익성이 나지 않는 현실을 우려해왔다고 한다. 

 

“해외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물질 하나 임상하는데 통상 1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이같은 자금도 없고 비용효과적이지 않아 신약 개발은 현실적으로 어렵죠. 그래서 제가 개량신약 개발을 주장하는 겁니다.” 

 

유나이티드제약이 강덕영 사장 지론대로 개량신약 개발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교롭게 이 시점은 정 전무가 한미약품에서 유나이티드제약으로 자리를 옮긴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유나이티드제약 개량신약 1호로 클란자CR정이 나왔습니다. 이어 현재까지 회사가 시장에 내놓은 개량신약이 총 9개 품목입니다. 현재는 10호 개량신약을 준비하고 있죠.”

 

2호 개량신약은 클라빅신 듀오캡슐이다. 2012년 출시됐다. 3호는 실로스탄 CR정이며, 2013년 시장에 선보였다. 4호는 칼로민정, 5호는 로자스크정 5/50mg, 6호는 로자스크정 5/100mg이다. 이 3개 품목이 모두 2015년 발매됐다. 

 

2016년 9월에는 가스티인 CR정이 선보였다. 7호인 셈이다. 8호격인 실로스탄 CR정100mg는 올 3월 출시됐다. 이어 9호인 레보틱스 CR서방정이 지난 7월 발매를 시작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 2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개량신약 매출이 전체의 30%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향후에는 50% 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하에 준비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10호 개량신약인 세레테롤 액티베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품목입니다. 천식/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제로,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한 품목입니다. 폐흡입제 허가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식약처 허가 심사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연말이면 식약처에서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흡입 치료제는 흡입기 자체가 중요하다. 제품마다 흡입기 취급 방법이 다양하고, 약물 전달 효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레테롤 액티베어는 60회분 분말 상태 약물이 흡입기에 충진돼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흡입기를 자체적으로 생산, 조립하는 것은로는 국내에서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입니다. GSK나 산도스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나,  그리스, 터키 등 일부 국가가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모 제약사는 흡입기를 국내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 전무가 기자에게 보여준 흡입기 Smart 자동화 제조공정은 상당히 흥미 있는 내용들로 차있었다. 말로만 듣던 제약기술과 IT의 본격 결합이며, 국내 제약기술의 한 단계 발전을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우리 회사 세종공장에 흡입기 Smart 자동화 제조동을 직접 짓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제조동을 완공할 예정인데, 총 200억여원을 투자한 성과가 그때 나옵니다. 이번 개량신약은 흡입기를 100% 국산화해 유럽 기준에 따라 우리가 개발한 제품입니다. 지난 2011년 연구를 시작해 최종 허가까지 7년 정도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현재 우리는 이 제품을 코마케팅할 해외 파트너와 국내 파트너를 찾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많은 제약사들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세레테롤 액티베어 외에도 현재 37개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새로운 개량신약 출시가 향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무분별한 제네릭 출시는 유통문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개량신약이 사실상 신약입니다. 제가 소개한 세레테롤 액티베어는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 내놔도 손색없는 우수 품목입니다. 해외 파트너사, 국내 파트너사와 손잡고 공동 판매하면 고용효과나 여파는 상당히 클 것으로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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