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총회서 과반수 득표로 GS 제쳐 …이주비 시비 등 과당경쟁 후유증 불가피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 사진=뉴스1


현대건설이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장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27일 잠실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수 2194표 중 1295표를 획득, 886표를 얻은 기호1번 GS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기존 2120가구를 5388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2조6000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해 단일 재건축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달 초 시공사 입찰을 마친 뒤부터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만큼 이번 수주를 계기로 주택 사업을 크게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포주공1단지 수주 성공을 시작으로, 향후 있을 한강변 부촌 1번지 압구정 재건축 수주까지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한강조망 입지를 자랑하는 반포주공1단지에 자사가 내세우는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깃발을 꼽는다면 압구정동 수주전에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편 이번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 양사간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사실상 정부가 개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현대건설이 조합원에게 이사비 7000만원 무상 제공을 약속하자, 정부가 법률 검토를 거친 끝에 위법 소지가 있다며 시정 명령을 내린 것이다.

결국 조합 측도 이사비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재건축 수주전을 둘러싼 과당 경쟁이 가져올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GS건설의 대응법도 시장의 관심사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이날 잠실종합체육관에서 ‘총회 결과 수용 및 가처분 등 소송 제기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한 조합원의 공개 질의에 대해 “총회 종료 후 그간의 사실 관계를 평가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진행되던 총회 현장이었지만 임 사장의 답변에 일순간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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