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440억달러 해외투자…한국은 그 중 0.04%만 투자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직접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미국칠레호주 등 한국과 FTA를 체결한 주요 국가들은 FTA 체결 직후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아울러 러시아와의 FTA 체결로 관세율이 떨어지면 대()러시아 수출 역시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북방에서 찾는 기회유라시아 경제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EAEU와의 FTA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거대 규모의 직접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FTA를 체결한 주요 국가들은 FTA 체결 이후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실제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미국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전년보다 54%나 늘렸다.

 

칠레와 호주 역시 마찬가지다칠레는 2004년 한국과 FTA 체결 이후 한국에 700만달러(한화 79억원)를 투자했으며호주는 2014년에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전년대비 177%나 확대했다한국이 EAEU와 FTA 체결할 경우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직접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러시아는 지난 10년간 연 평균 약 440억달러(한화 497640억원)를 해외에 직접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이 가운데 한국에 유입된 투자 규모는 0.04%에 그쳤다만약 한국이 EAEU와의 FTA를 맺고러시아가 해외에 투자하는 규모의 1%만 한국에 유치해도 그 규모가 연간 27000만달러(한화 305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EAEU와 FTA로 러시아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낮아질 경우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 역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한국에서 러시아로의 수출은 3.3%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가 5%포인트, 10%포인트 내릴 경우 수출 증가율은 각각 16.6%, 33.1%로 예상됐다.

 

 

특히 러시아 수출 1, 2위 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산업이 수혜가 기대된다대러시아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지난해 기준 약 2억3000만달러로, 수출 금액의 15.7%에 달한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의 러시아시장 점유율이 21.8%지만, 관세가 떨어질 경우 가격 경쟁력 강화로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EAEU FTA의 조속한 협상 개시 및 체결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러시아 및 유라시아 대륙에서 세계 기업들과의 비교 우위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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