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재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우려…일감 몰아주기 감시 강화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 네이버, 넥슨, 호반건설, SM, 동원을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불편한 심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총수로 지정된 데 대해 네이버는 법적 판단을 구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준대기업집단이되면 어떤 영향이 있고 어떤 의무사항이 생기는지 정리했다.

Q 어떤 기준으로 준대기업집단이 지정되나요?
A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지정됩니다. 이번에 5개 기업집단이 추가되면서 10일 현재 공시 대상 기업집단은 모두 57개입니다. 계열회사수는 1980개입니다. 지난해 4월 1일과 비교하면 310개나 늘어난 샘이지요. 자산총액 5~10조원인 26개 집단 가운데 계열회사 수는 네이버가 71개로 가장 많습니다. 이어 카카오, 중흥건설, SM 순입니다.

Q 왜 준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것이죠?
A 준대기업집단은 공시 대상 기업집단을 뜻합니다. 투명한 경영과 시장 감시를 위해선데요. 계열회사 전체에 대한 소유 지분 및 출자 현황 등을 분석해서 총수 일가에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지 감시하게 됩니다. 사익편취 행위가 금지되는 셈이죠.

Q 준대기업집단이 되면 어떤 의무사항이 있나요?
A 해당 기업집단은 비상장사 중요사항과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기타 기업집단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합니다. 또 총수가 보유한 회사와 친족 회사까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습니다.

Q 총수는 준대기업집단이면 다 지정하나요?
A 아니오. 총수가 있는 기업 집단은 현재 49개이며 없는 집단도 8개나 있습니다.

Q 네이버는 총수 지정에 왜 반대하죠?
A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재벌 이미지 때문입니다. 그동안 기존 재벌 기업이라고 불리는 대기업들은 가족 경영이나 황제경영, 갑질 등 논란에 자주 휘말려 왔습니다. 기업 총수는 그런 부정적 온상의 지휘자로 지목되는 경우가 많죠. 인터넷기업들은 대개 창업자 출신들이 많고 상속 없이 서비스 위주로 기업을 경영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재벌 프레임을 갖게 되는 게 억울하다는 주장입니다.

Q 총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A 서비스 기업들은 사용자들의 필수재가 아닐뿐더러 다른 서비스가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탈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들면 갈아탈 수가 있는 거죠.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무서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또 해외에서도 한국식 재벌 경영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도 불리하다고 하네요.

Q 준대기업집단 내에서 자산 차이가 심하지 않나요?
A 맞습니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정책 적용 대상이어서 같은 그룹으로 묶이지만 자산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상위 집단과 하위 집단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정도입니다. 자산총액 100조원 이상인 상위 5개 집단이 전체 준대기업집단에서 자산 53%, 매출액 56.2%, 당기순이익 70.5%를 차지하고 있지요.


Q 언제 또 새로 준대기업집단 지정이 있나요?
A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부터는 매년 5월 1일에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과 공시 대상 기업집단을 동시에 지정할 계획입니다. 부득이한 경우에도 5월 15일까지는 지정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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