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대 건설사 좀비기업 올해 2곳으로 감소…두산건설·삼엔 실적개선이 변수

표= 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에도 버거웠던 ‘좀비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주택사업 호조로 인한 대규모 현금유입과, 이를 통한 실적개선으로 건설사들이 좀비상태에서 벗어나는 상황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20대 건설사 중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였던 건설사는 포스코건설, 두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태영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총 6곳이다. 이들 건설사는 해당 기간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차입 등으로 연명해야 하는 등 ‘좀비기업’이란 호칭이 붙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아울러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시 참고하는 지표로 각 건설사들이 신경써 관리하는 수치기도 하다. 

해당 건설사들은 금융비용이 영업이익 대비 과도하게 높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6개 건설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158억원인데 반해 금융비용은 4732억원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이들 건설사의 이자보상배율은 –0.46으로 음수를 보였다. 영업손실로 금융비용을 한푼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해외사업 부진, 공사현장의 손실 선반영 등으로 실적이 저조한 결과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실적개선으로 좀비상태에 놓인 건설사들이 상당수 줄었다. 올 상반기 들어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인 업체로 포스코건설(1.65), 태영건설(7.96), 삼성물산(2.62), GS건설(1.82) 등이 나왔다. 특히 태영건설은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0.57에서 100배 이상 늘었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음수에서 벗어났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이자보상배율 호조에는 실적개선이 뒷받침하고 있다. 올 상반기 6개 건설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9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융비용 증가폭인 26.39%를 넘는 흑자폭이다. 각 건설사들의 부실 해외공사 현장 마무리, 주택사업 호조, 사업구조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주택사업 호조로 공사비, 분양대금 회수가 원활해지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금융비용 증가폭을 상회하는 수입이 발생한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좀비기업 낙인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설사도 있다. 올 상반기 삼성엔지니어링과 두산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0.13, 0.65로 여전히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두 건설사의 좀비상태는 일차적으로 부진한 실적에서 비롯된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두산건설의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변동률은 각각 16.4%, -17.8%다. 이는 다른 건설사의 실적개선치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이다.

높은 차입금도 두 건설사의 좀비기업 졸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두 건설사는 대규모 실적부진으로 외부 차입금을 대거 늘린 전례가 있다. 이에 한때 두 건설사의 총 차입금은 1조원대에 이르기까지 했다. 대규모 차입금에 따라 높은 이자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 건설사는 한때 사업 부문 구조조정을 한 만큼 실적부진이 심했다. 앞으로 실적개선 여부에 따라 이자보상배율도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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