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피코크 등 이마트 인기 PB제품 판매…내부 인테리어도 이마트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편의점 시장서 고전하고 있는 위드미를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힌 가운데, ‘작은 이마트로 변화하고 있는 위드미가 기존 3(CU, GS25, 세븐일레븐) 체제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위드미는 국내 편의점 브랜드평판서 5위를 기록했지만, 계열사 맏형 격인 이마트의 강점을 들여오는 등 이마트와의 연동전략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실제 위드미 매장에는 노브랜드, 피코크 등 이마트 산() 상품에 더해 자사 편의점 PL상품들이 매대를 다수 차지하고 있다.

 

주춤하는 내수시장에서 새 활로로 내놓은 PB 제품들이 잇달아 성공하며, 편의점에도 이같은 PB 전략이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브랜드, 피코크 등 오직 이마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PB제품으로 재미를 본 이마트는 이번엔 편의점에 특화된 자사 PBe요리(YOLI)를 내놓기도 했다. 이로써 위드미에서는 자사 PB제품끼리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됐다. 무엇이 이기든, 결국 이마트가 이기는 게임인 것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위드미 점포 수를 늘려나갈 계획을 밝히며 한 달 안으로 획기적인 방법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획기적인 방법이 결국 위드미에서 이마트를 연상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방향일 것이라 보고 있다.

 

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위드미 편의점 매장에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박견혜 기자

이처럼 위드미는 기존 위드미를 지우고 내부에 이마트를 들이며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마트를 이용하겠단 전략이다. 이름도 위드미를 버리고 이마트의 e를 빌려 e24라는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노란색과 하늘색으로 꾸민 내부 인테리어도 이마트의 노란색과 회색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 5월 문 연 위드미 충무로 2가점에 가보면 위드미가 작은 이마트로 불리는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다매장 내에는 이마트에서 볼 수 있던 가정간편식 제품부터 생활용품 등 노브랜드피코크 제품들이 다수 갖춰져있다. 아직 노란색-회색 옷으로 갈아입지 않은 위드미 매장도 들어서자마자 바로 노브랜드 매대가 눈에 띈다. 

 

그 사이에 e요리 제품이 있다. e요리는 이마트엔 없고 위드미에만 있는 브랜드다. 위드미의 이마트화()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마트의 e를 따서 만든 e요리는 편의점 전용으로 개발돼 포장 용기가 비교적 작다. 간편하고 빠르게 먹고자 하는 편의점 이용객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마트는 이전에도 도시락 시리즈로 셰프가 만든 도시락등 자체제작 브랜드를 내놓은 적 있다. e요리는 도시락에 국한되지 않고 전 종류의 식품을 아우르는 통합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다. 지난달 28일 위드미 충무로 2가점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다른 편의점에는 없고, 여기(위드미)에만 파는 물건이 꼭 필요하다면 당연히 이곳으로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브랜드, 피코크에 이어 e요리까지 자사 PB상품을 통해 격전지인 편의점 시장 내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위드미 관계자는 “e요리는 이마트엔 없는 상품이다. 이마트에서 도시락을 팔진 않기 때문에 편의점 만의 자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개발 경위를 설명했다.

 

이처럼 이마트가 노브랜드와 피코크 이외에 또 다시 편의점용 PB제품을 내놓은 데는 정 부회장의 PB 사랑이 기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노브랜드에서 1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예 이마트 바깥에 노브랜드 자체 전문 매장도 생겨났다. 이제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주적으로 배척당하는 전통시장 내부로까지 상생을 무기로 들어가고 있다.

 

국내 1등 대형마트 이마트와의 연동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위드미에 남은 과제는 과거 부진을 털어내는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1등 편의점을 넘본다기보다 우선 자기 정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후발주자의 패널티를 안고 있는 위드미가 이번 대수술로 기존 판을 흔들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드미 관계자는 PL을 운영 하는 것은 전문성을 강화하고 고객 유인할 수 있는 전략이라면서 차별화된 매장을 오픈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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