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상승시 채권부실 우려…"수익원 다변화 등 근본적 경쟁력 강화 필요"

30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사진)은 여신금융협회장과 8개 신용카드사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진=뉴스1

 

시중금리가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사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신용카드사에서 대출 받는 취약 계층 비중이 늘고 있는데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 채권 부실로 인해 신용카드사 자산건전성이 약화할 수 있는 까닭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여신금융협회장과 8개 신용카드사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 상승이 가시화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수익성 둔화 등 카드업계의 경영 환경과 전망이 밝지 않다.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용카드회사에서 대출 받는 취약 계층 비중이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오르게되면 신용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카드회사 카드대출 규모는 2013년말 2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말 29조5000억원으로 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드대출 중 카드론(장기 카드 대출) 비중도 73.7%에서 80.3%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의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 비중은 9.9%에서 11.4%로 확대됐다.

이미 시중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AAA) 5년물은 올해 4월 2.08%에서 지난달 2.12%로 상승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금리 상승 전망이 중장기채 금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신규 취급 기준 코픽스도 1.47%로 전월에 비해 0.01% 포인트 올랐다. 신규 취급 코픽스는 지난해 9월말만 하더라도 1.31%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연 1.56%를 기록한 뒤 올해 4월까지 떨어졌다가 5월들어 반등했다.

한편 진 원장은 이 같은 취약성 극복과 함께 자체적인 수익처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카드업계의 고비용 구조개선과 수익원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카드사가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빅데이터 등으로 디지털 인프라를 적극 확대해 지급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 원장은 카드 모집인의 불법 모집과 불완전 판매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모집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요소가 없는지 스스로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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