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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독박육아는 대한민국의 육아 키워드가 됐을까
  • 박시전 베스트베이비 기자(brandcontents@sisajournal-e.com)
  • 승인 2017.06.21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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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독박육아 솔루션
사진=베스트베이비 추경미

독박육아 당사자들은 하루하루가 고되고 버겁다. 힘드니깐 힘들다고 하는 건데 ‘그게 뭐가 힘드냐’는 식으로 응대한다면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더 힘들어질 뿐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단정 지을 자격이 누구에게 있단 말인가. 중요한 건 엄마도 아이도 아빠도 더 나은 솔루션을 찾아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드는 것, 오직 그것만이 생존 전략이다.

 

독박 쓰지 않으려면 남편을 트레이닝해라

원하든 원치 않든 오랜 세월 인류가 학습해온 성 역할과 사회적 분위기는 여자가 남자보다 육아에 최적화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이르러 여자라고 특별히 육아를 더 잘하게 훈련된 것이 아님에도 아빠는 육아에 훨씬 서툴다. 이는 많은 엄마들이 육아 독박을 쓴 이유와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실은 남편들은 육아가 두렵다. 믿음직한 남편, 매사에 늘 앞장서던 남편, 자상하고 따뜻하던 남편…. 인생의 동반자로서 부족함 없던 그들은 대개 아빠가 되는 순간 침착함을 잃는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잘 돌보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우려는 대신, 아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다.

 

해야 할 과제가 잔뜩 쌓였을 때 그 순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그 일’을 조금씩이라도 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남편들은 아빠가 되었다는 무게감에 압도된 나머지 ‘아빠 역할’을 배우기 시작해야 할 순간 정작 한 발 빼고 물러나 ‘나 없어도 잘될 거야. 아내가 더 잘할 거야’라며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독박육아를 피하려면 남편과 ‘함께 육아’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남편 입에서 ‘내가 도울게’라는 말 대신 육아가 원래 부부 공동의 책임이란 사실을 알게 하려면 남편을 격려하고 트레이닝하는 수밖에 없다. 목욕, 기저귀 갈기, 젖병 소독 등 다양한 육아 분야 중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시작해보자.

 

엄마들이여, 연대해라

홀로 고립될 때 독박육아는 더욱 힘들어진다. 그나마 예전 부모 세대의 육아가 덜 힘들었던 건 정겨운 골목 문화와 이웃들이 존재한 덕분이다. 젖먹이 아기는 이웃집 아줌마들 품으로 옮겨 다니며 낯가림 없이 건강하게 자랐고, 조금 큰 아이들은 담장 너머에서 들려오는 “○○야, 놀자~”라는 소리에 부리나케 뛰어나가 해 질 녘에야 돌아왔다. 그렇게 밖으로 싸돌아다녀도 안심할 수 있는 시절이기도 했거니와 믿고 의지할 이웃이 있었기에 남편이 육아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고립감에 빠져들 겨를이 없었다. 지금은 나 홀로 육아의 대안으로 품앗이 육아나 공동육아 같은 다양한 공동체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또래 엄마들과 자연스레 어울려 함께 육아를 한다면 독박육아에서 오는 고립감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육아 도움 찬스 카드를 확보해두자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육아지원군을 확보해두자. 친정, 시댁, 언니, 오빠 등 가까운 곳에 가족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같은 동네에 비슷한 또래 아이를 둔 마음 맞는 이웃을 찾아라. 물론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뻗을 정도의 친분이 쌓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 꽤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일단 귀한 인연을 만들었다면 혈연보다도 믿을 만한 카드가 되어줄 것이다. 아직은 당장 도움을 요청할 만한 이웃이나 주변인이 없다면 자본주의의 힘을 빌리자. 가사 도우미, 베이비시터 등의 도움을 받는 것. 육아든 살림이든 잠시라도 손품을 빌린 만큼 엄마의 몸과 마음에는 여유가 깃든다. 나​라에서 시행하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도 때에 따라 적절한 해법이 되어줄 것이다.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www.childcare.go.kr)이나 전화(1661-9361)로 신청 자격을 문의해보자.

 

엄마의 에너지 총량을 체크하자

아기는 엄마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다. 아이가 생기는 순간 원할 때 화장실도 갈 수 없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심지어 잠도 잘 수 없는, 무엇 하나 뜻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누구나 하루에 쓸 에너지 총량은 정해져 있는 법이다. 컨디션이 나쁘다면 청소 안 된 엉망인 집 안이며 쌓인 설거지는 다 무시하자. 아이가 낮잠을 잔다면 만사 제쳐놓고 같이 누워 자는 것이 현명하다. 기본적으로 하루 7시간 이상의 숙면을 취해야 체력을 축적하고 두뇌기능이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질 좋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수면 빚이 쌓이고 이는 스트레스와 짜증, 우울감 등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게 마련이다. 육아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육아가 지독히도 힘든 시기는 ‘잠깐’이다. 그 기간 동안 잠시 살림살이가 엉망이 된다고 큰일이 나진 않는다.

 

의도적으로 약속을 잡으며 사회화해라

독박육아 하느라 아이랑 단둘이만 집에 있다 보면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라고 말들 한다. 그래서 잘못 걸려온 보험 가입 권유 전화조차 반가웠다는 엄마들도 있다. ‘나 지금 왜 이렇게 우울하지? 독박육아 힘들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의도적으로 관계를 만들고 밖으로 나가라. 하루 종일 아이와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세상과 고립되고 기분도 처진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베이비 마사지 강좌에 등록해 주 1회 이상 정기적인 나들이 기회를 만든다든지, 이웃이나 친척집에 놀러 가는 등 기분 전환할 기회를 ‘일부러’ 만드는 것.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야 기분도 리프레시되고 뇌도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독박육아’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것

다들 독박육아라 하니까 무심코 사용하게 된 용어 독박육아.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말하는 독박육아가 ‘엄마표 육아’의 다른 말 아닐까. 사실 독박육아는 우리가 그토록 중요하다 여기는 애착 육아와도 상당 부분 교집합이 있다. 혼자 육아하느라 ‘독박’을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중한 내 아이와 애착을 다지며 유년기를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보다 소중할 수 없는 순간이기도 하다. 독박육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는 것도 감정 컨트롤에 도움이 된다.​

 

plus tip 지금 ‘독박육아 중’인 아내를 둔 남편들에게 주는 육아 팁 

 

남편들이여, 아내의 고단함을 알아주자. 아내가 날이 서 있다고 느껴진다면 등 한 번 쓸어주며 오늘 하루 힘들었느냐고 묻자. 싱크대 가득 쌓인 젖병이며 설거지거리는 눈치 빠르게 후딱 해치우자. 평일 저녁 퇴근 후 저녁 먹고 씻고 자는 시간 빼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3시간 남짓이다. 육아에 참여해 아이와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자란다. 아이에게 오로지 엄마와 아빠만이 세상의 전부인 시기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아이가 10대 사춘기가 되어 방문을 쾅 닫고 자기만의 동굴로 들어가 버리느냐, 아니면 부모에게 곁을 내어주는 살가운 아들딸이 되느냐는 지금 당신의 육아 참여에 달렸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박시전 베스트베이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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