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DB 큰 역할” vs “개방된 정보, 이점 없다”

네이버 클로바 앱 실행 모습 캡처.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네이버가 야심차게 내놓은 인공지능 음성비서 ‘클로바 앱’의 향후 경쟁력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검색엔진 점유율 1위인 네이버의 후광 효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이견이 팽팽하다. 

네이버는 지난 12일 클로바 앱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클로바 앱은 네이버와 라인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기술이 처음으로 적용된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다. 하지만 출시부터 일부 기기에서 작동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네이버는 이런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15일 클로바 앱을 업데이트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류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16일 자정부터 30분간은 음악 재생 서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존 음성비서와 달리 클로바는 음성 호출이 불가능하다. 앱에 진입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런 특성 때문에 음성비서가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최신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최신 음성비서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클로바에서는 애플 시리나 삼성전자 빅스비와 달리 영어대화 모드도 가능하다. “영어로 대화하자”고 하면 클로바는 영어로 질문을 해온다. 영어 회화 연습하기에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하지만 화면을 캡처해 달라는 요청에는 응하지 못한다. 이 기능은 빅스비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기능이다. 빅스비는 화면을 캡처해서 특정인에게 보내는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아직 클로바와 다른 음성비서 간 명확한 비교 조사가 이뤄진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클로바가 베타버전인 만큼 좀 더 사용해봐야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검색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라는 기업의 특성상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네이버 음성비서 만의 강점이 있다”며 “다른 글로벌 기업에서는 한국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하기가 어렵다. 한국 정서나 사용하는 표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네이버가 센스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자료 검색에는 대다수가 네이버를 많이 이용, 빅데이터로 누적되는 점도 음성비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음성비서 시장은 정보를 쥐고 있는 쪽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병태 카이스크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음성인식 기술 자체가 아직 미성숙한 초기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 수준은 거기서 거기”라며 “네이버 검색 정보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네이버에 큰 이점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17일 현재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클로바 앱 다운로드 수는 1만건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405명이 클로바 앱을 평가했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7점을 기록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한 만큼 유난히 의견도 많았다. 그 중에서는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눈에 띄었다. 한 이용자는 “국내 음성인식 수준이 참혹한 수준”이라며 “10여년 전 처음 나왔던 음성 인식 기술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고 혹평했다.

시리나 빅스비처럼 호출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음성으로 앱을 실행하고 명령하는 기능은 현재 준비 중”이라며 “안드로이드 기기 도우미 앱으로 클로바 앱을 설정하면 홈 버튼을 길게 눌러서 명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네이버 측은 의견에 일일이 댓글을 달며 개선 움직임에 분주하다. 평가에 따라 즉각 서비스를 수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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