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과 오버워치에 점령당한 시장…모바일게임 부상도 큰 위협

리그오브레전드 이미지. / 사진=라이엇게임즈
국내 게임 빅3라 불리는 넥슨·넷마블게임즈·엔씨소프트는 한때 온라인게임 개발에 몰두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2012년 모바일게임회사로의 변신에 성공한 넷마블을 비롯해 넥슨과 엔씨도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시대가 저물고 모바일게임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2000년대 중후반 전성기를 맞이한 온라인게임은 2010년대에 들어서도 그 인기를 계속 이어갔다. 특히 엔씨가 2008년 출시한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아이온’은 출시 이후 2011년까지 16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하게 된다.

◇LOL로 시작된 외산게임 공습

잘 나가던 국내 온라인게임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건 2011년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서 부터다. LOL은 출시후 빠르게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LOL은 2012년 7월 주간 단위 PC방 점유율 1위(게임트릭스 기준)를 달성한 이후 2016년 6월 21일까지 총 204주 동안 1위를 차지한다. 점유율도 45%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사했다. 즉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 2명중 1명은 LOL을 즐기는 셈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게임업체들도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며 LOL에 대항하려 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이후 LOL의 아성을 꺾은 게임이 등장하게 된다. 바로 블리자드의 1인칭슈팅(FPS) 게임 ‘오버워치’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오버워치는 블리자드의 첫 FPS 도전이라는 점에서 출시전부터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막상 출시되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결국 만 4년동안 1위를 차지하던 LOL을 꺾는데 성공한다. 이후 LOL과 오버워치는 엎치락뒤치락하며 1위 자리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이 두게임으로 인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사실상 외산게임에 점령당했다는 사실이다. 28일 기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PC방 점유율 1위와 2위인 LOL과 오버워치가 차지하는 비율은 52%에 이른다. WOW 등 다른 외산게임들을 합치면 그 비율은 60%에 육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넥슨의 ‘서든어택2’, 네오위즈의 ‘블레스’ 등 다양한 게임들이 국내 시장 탈환을 위해 출시됐으나 결국 외산게임의 벽을 넘는데 실패하고 만다. 특히 기대작이었던 서든어택2의 경우, 유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임성과 여기에 여성 캐릭터 선정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서비스를 종료하기에 이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온라인게임 시장은 외산게임이 점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빅3 업체들도 모바일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외산게임을 꺾을 만한 게임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급부상한 모바일게임, 온라인게임 쇠퇴 앞당겨

국내 온라인게임이 쇠퇴하기 시작한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부상이다. 2010년대부터 스마트폰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하면서 국내 게임업계 주류는 모바일게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2012년 카카오톡과 연계된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캐주얼게임들이 크게 흥행하면서 유저들은 모바일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여기에 2013년 넷마블이 출시한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을 시작으로 모바일게임은 빠른 속도로 유저들에게 주류 게임으로 자리잡게 된다.

넷마블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 / 사진=넷마블
이후 ‘서머너즈 워’, ‘세븐나이츠’, ‘별이되어라’ 등 여러 모바일게임들이 장수 인기게임으로 등극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을 이끌게 된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넷마블이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을 세우며 모바일게임 전성기를 열게 된다.

반면 모바일게임이 득세하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게임 개발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 모바일게임만으로 온라인게임 전문 개발사였던 엔씨를 넘어서 전체 매출 순위 2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씨도 모바일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온라인게임 개발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온라인게임 개발의 경우 모바일게임 개발에 비해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몇몇 대형 개발사외에는 이러한 비용을 감당할 곳이 많지 않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과거 모바일게임이 득세하기 이전에는 어느정도 수익이 보장됐지만 지금은 수많은 모바일게임들로 인해 수익 보장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게임이 다시 부흥하기 위해선 게임의 기본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오버워치와 LOL의 경우, 유저들의 니즈를 만족시켰기에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결국 게임을 잘 만들어 유저를 만족시키는 것만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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