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민감한 자영업자 대출 많아…주담대 일시상환 비중도 높은 편

지방은행의 가계부채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은 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주택담보대출 일시상환 비중도 높았다. / 이미지=김태길 시사저널e 디자이너

지방은행이 실시한 가계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흐름이 불확실한 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일시상환 비중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주택 경기 하락 가능성이 겹치면서 지방은행 대출자들의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 가계대출의 51.7%가 자영업자 대출이었다. 이는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비중 35.1%, 외국은행 19.6%에 비해 훨씬 높은 비중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소득 흐름이 불규칙해 급여생활자보다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는 소득 증가율도 급여생활자 보다 낮다.

여 연구원은 "지방은행은 총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이 개인사업자대출이다. 경기가 악화되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서 일시상환 비중도 높았다. 만기가 오면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크다. 주택가격이 내리면 상환 어려움은 더 커진다.

지난해 9월 기준 지방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일시상환 비중은 58%다. 시중은행(29%)과 외국은행(1%) 보다 높다. 특히 3년 이내 일시 상환 잔액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52%를 차지했다. 지방은행은 중도금 대출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지방은행 주택담보대출에서 중도금 대출과 일시상환 비중이 높다"며 "금리 인상과 주택 경기 하락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대출자들은 잔금대출 전환 시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은 가계신용 대출에서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높았다. 지난해 9월말 기준 91%다. 시중은행 71%보다 20%포인트 높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용대출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지방은행은 저소득 대출자도 늘고 있다. 저소득 대출자는 금리 인상기나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 지방은행의 저소득(소득1, 2분위) 대출자 비중은 2013년 17.3%에서 2016년 25.1%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과 외국은행의 저소득 대출자 비중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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