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간 순위싸움 치열…세대교체 진행 중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대격변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대형업체들의 모바일게임 진출과 더불어 중국산 게임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증강현실(AR) 기술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포켓몬 고의 한국시장 출시까지.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간의 대립양상과 외산게임 진출 및 신기술 도입 등에 대해 짚어 보도한다. [편집자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모바일 시장을 두고 신구(新舊)세력간 점유율 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업계 1위인 넷마블게임즈와 전통의 강호 게임빌·컴투스 등은 수성에 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모바일 시장에 본격 진출한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인기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국내 게임 빅3, 모바일게임 진출 본격화…넷마블 수성 성공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조용한 편이었다. 모바일게임 특성상, 하루에도 수십개의 게임이 출시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매출 상위권에 안착한 게임간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조용하던 모바일시장에 파란을 불러 일으킨건 국내 게임업계 빅3 중 두 업체인 넥슨과 엔씨의 모바일시장 본격 진출이다.

넥슨은 이미 지난 2015년 11월 모바일게임 ‘히트’를 출시해 한차례 모바일시장을 석권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모바일시장 진출에 돌입했다. 엔씨도 이에 질세라 비슷한 시기에 모바일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넥슨과 엔씨는 모바일게임 진출 전략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인기 IP 활용 게임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넥슨은 지난해 하반기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조조전 Online’ 등을 출시했다. 지난 1월에는 넥슨의 대표 IP인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혼’을 출시하기도 했다. 엔씨는 지난해 12월 자사의 대표 IP ‘리니지’를 활용한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출시하며 유저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에 질세라 모바일업계 1위인 넷마블도 회심의 카드였던 ‘리니지2 레볼루션’을 지난해 12월 출시, 말그대로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넷마블의 수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양대 마켓 최고매출 순위 1위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후부터 지난 1월까지 누적가입자수 500만명, 일일접속자수(DAU) 215만명, 최고동시접속자수(PCCU) 74만명, 오픈 첫날 매출 79억원, 일 최고 매출 116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매출 1000억원을 단 14일만에 달성했으며, 출시 후 1개월 누적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에 필적할만한 성과다.

넥슨은 ‘물량공세’ 전략으로 다양한 IP를 활용 10종이 넘는 모바일게임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했다. 그러나 대다수 게임들이 최고매출 순위 20위권을 넘어가고 있는 상태다. 특히 대표 IP인 던전앤파이터:혼의 실패가 뼈아픈 상황이다. 던전앤파이터:혼은 9일 기준 구글플레이 스토어 66위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새롭게 시도한 유료게임에서는 어느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게임 ‘애프터 디 엔드’는 글로벌 마켓에 출시된 지 4일 만에 앱스토어 유료게임 순위 1위, 구글 스토어 유료게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아들의 여정을 담고 있는 이 게임은 서정적인 사운드와 그래픽을 통해 잔잔한 감성을 전달, 유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엔씨는 빠르게 모바일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출시 직후 양대마켓 1위를 기록한바 있다. 지금도 구글플레이스토어 최고매출 7위에 안착해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출시한 ‘파이널블레이드’가 가파른 순위 상승을 보여주며, 9일 기준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파이널 블레이드는 동양풍 아트 그래픽과 ‘문파’ 시스템을 더한 게임성이 특징이다. 지난 7일 기준 누적 다운로드 125만건을 넘어섰다.

엔씨는 이러한 인기 추세를 향후 출시 준비중인 ‘리니지M’으로 이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리니지M은 원작인 리니지를 모바일로 그대로 옮겨 왔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게임이다. 이에 기존 원작팬들의 기대치도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리니지M 출시 이후 모바일시장에 새로운 돌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빌·컴투스, 신작 출시로 새로운 도전 나서

모바일게임 전통의 강호인 게임빌과 컴투스도 대박까진 아니지만 중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자사의 인기게임인 ‘서머너즈 워’와 ‘별이되어라’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야구게임 개발 및 대규모 업데이트에도 나서고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차기작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게임빌은 다음달에 모바일게임 ‘워오브크라운’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출시를 위한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돌입해 국내외 유명 성우를 기용한 음성 녹음 작업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은 판타지 세계관의 3D SRPG(시뮬레이션 역할수행게임)로 탄탄한 구성의 시나리오 모드와 고퀄리티 그래픽 연출, 쿼터뷰 형식의 고저차를 활용한 전략적인 전투가 특징이다. 지난해 9월 한국, 미국, 일본에서 진행한 1차 CBT를 통해 50%가 넘는 재방문율을 기록했으며, 특히 미국 유저들이 65% 이상 재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머너즈워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컴투스도 새로운 모바일게임 ‘마제스티아’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글로벌 파이널 테스트를 마쳤으며 출시 전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이용자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실시간 전략 대전 게임인 마제스티아는 동양, 서양, 올림푸스, 판타지, 암흑 등 5개의 연합으로 구성된 영웅들을 활용한 다양한 스킬과 병과 조합 등 폭넓은 전략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모바일시장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장르적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모바일게임 시장은 ‘카카오키즈’라 불리는 중소 캐주얼게임 개발사들이 주도해 왔다. 이후 넷마블을 비롯한 대형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은 캐주얼에서 역할수행게임(RPG) 위주로 재편된다. 여기에 최근에는 기존 액션 RPG를 넘어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가 주류 장르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MMORPG는 기존 PC온라인게임에서 유행하던 장르다. 다수의 유저가 같은 공간에 동시 접속해 실시간으로 모험과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이 있다.

특히 장기간 독주하고 있던 넷마블의 앞길을 가로막는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상황이다. 특히 엔씨의 경우, 빠른 속도로 모바일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리니지M을 필두로 넷마블의 강력한 적수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게임 빅3뿐만 아니라 게임빌·컴투스 등도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 모바일시장은 한치 앞도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신구세력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1년간 큰 변화가 없던 상위권 게임순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모바일업계 1위 자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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