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지키려는 서울시와 충돌 불가피…이달중 정비계획안 신청 방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 사진=뉴스1

 

 

서울시의 주거지역 35층 높이제한에 가로막힌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조합이 49층 초고층 재건축 추진을 밀어붙일 태세다. 당초 일각에서는 정비계획안 수정으로 총회가 미뤄질 가능성을 점쳤지만, 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비계획안의 수정없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조합 설립, 사업시행 등의 일련의 재건축사업 추진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행정 결정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와 은마아파트의 손을 들어준 강남구청,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간의 갈등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은마아파트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수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1980년도에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공동주택 28개동 4424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대단지 아파트로, 최근에는 3종일반주거지역 내 초고층 아파트 재건축 추진과 관련해 시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9월 국제제한초청설계경기를 통해 설계업체를 선정하고, 선정된 건축계획안을 토대로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안을 수립해 지난달 8일 강남구에 제출했다.

추진위원회가 제출한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건축물은 총 30개동(공동주택·부대복리시설 28개동, 유치원 1개동, 어린이집 1개동)이다. 연면적 114만4924㎡, 지하 3층~지상 49층 규모로 계획됐다. 재건축 예정 총 세대수는 5940세대다. 전체 30개동중 35층을 초과하는 동수는 16개동(49층 4개동), 35층 이하는 12개동이다. 평균층수는 37층으로 계획됐다.

강남구는 은마 재건축 추진위가 제출한 정비계획안을 토대로 이날 열리는 주민설명회, 구의회 의견청취를 마친 뒤 이달 중 서울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비계획안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는 은마 단지가 위치한 학여울역 일대가 종상향에 부적절한 주거지역인 만큼 35층 층수제한에서 예외를 적용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재건축 추진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또 반포주공1단지 등 다른 재건축 단지가 시 규정에 따라 층수를 조정해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은마 계획안이 시 도계위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비업계의 시각이다.

최근에는 신연희 강남구청장까지 초고층 재건축을 거들고 나서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또다른 정책 대결로 이어진 상태다. 지난달 말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 2030 플랜에 따른 층수 제한 입장을 이해하지만 조금 더 고민하면 층수 관련해서 유연성 있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주민의견을 최대한 고려해 층수 문제를 유연하게 풀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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