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발표 10곳중 우이-신설 1곳만 7월 개통…교통 소외지역 개선 불구 사업성 회의적

 

서울시가 추진 중인 경전철 10개 노선 / 자료=서울시

 

오는 7월 서울 북동부 지역에 우이-신설 경전철이 개통된다. 총 11.4km 길이에 13개의 역이 생긴다. 보문로-아리랑로-보국문로-솔샘로-삼양로로 이어지고 4호선 성신여대역, 6호선 보문역, 1·2호선 신설동역 등 3개역에서 환승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종전에 버스로 1시간 넘게 걸리던 우이동-신설동 이동 시간은 19분50초로 단축된다. 이 일대는 그동안 교통 소외지역 중 하나로 꼽혀왔는데 서울 첫 경전철 개통으로 도심 접근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우이경전철 공정률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92%를 넘었고 한창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강북구 미아동 일대에 조성된 뉴타운 지역은 경전철 개통 최대 수혜지로 알려지고, 공사 완료가 다음달로 다가옴에 따라 11·3 대책 이후에도 흔들림없는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3단지 아파트 전용 77㎡의 경우 대책 이전보다 오히려 1000만~2000만원 실거래가가 올랐다. 교통편의 개선 기대감에 실수요자의 선호가 이어지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중인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가운데 두 번째로 사업진행이 빠른 곳은 대림산업이 주간사로 있는 신림-여의도 경전철이다. 이 노선은 서울대 앞에서 신림에서 대방을 거쳐 여의도로 이어진다. 개통시 서울대에서 여의도까지 약 10여분이면 도착 가능해져 기존 대비 이동시간이 30분 가량 단축된다. 지하철 9호선, 1호선, 7호선, 2호선과도 환승할 수 있게돼 서울 전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해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지역의 단지들이 교통 호재의 수혜를 받으면서 역세권 아파트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전철 개통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사업 진행속도로만 보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서울시가 2013년 7월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 계획을 발표된 지 3년하고도 반년이나 지났지만 10곳중 8곳이 착공도 못했기 때문이다.

△동북선(노원구 상계역-하계역-북서울의꿈-고려대역-제기동역-왕십리역)은 지난해 1월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경남기업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사업자가 변경됨에 따라 당초 일정보다 추진이 더디다.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가락시장-삼성역-코엑스-학동사거리-신사역)도 과거 주간사였던 삼성물산이 수년간 사업성 검토를 이유로 끌어오다가 포기, 결국 올 초 GS건설로 한차례 주간사 지위가 변경되면서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서부선(은평구 새절역-가좌동-연세대-여의도-노량진-서울대입구역)은 최근 두산건설이 시에 사업제안서만 제출한 상태다. 이들 노선은 그나마 사업을 제안한 업체라도 있지만, 나머지 노선인 △난곡선 △면목선 △우이-신설 연장선 △목동선의 경우 진입을 시도한 기업조차 아직 없다.

이쯤되자 일각에서는 사업비 확보는 물론 운영과 관련해서도 난관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9조530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 가운데 절반가량을 민자로 유치한다면서도, 서울시가 시민 부담을 우려해 기존 지하철과 같은 요금을 받겠다고 밝히면서 민간사업자들의 반응이 차갑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지자체가 추진한 민자 경전철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최근 의정부경전철은 파산신청을 한 바 있다.

일단 서울시는 속도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에서 도시철도사업이 지지부진하다고 하지만 이는 10년 이상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계획임을 감안할 때 10개노선 중 6개 노선이 공사를 진행중이거나, 사업자와 협상을 진행하는 상태인 것은 정상적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목동선, 우이신설선 연장선은 민자사업자의 사업제안이 없는 상태이지만, 올해 제2차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시 각 노선별 사업성 확보 및 추진방식 등을 심도있게 검토해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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