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와 헬스케어 단지 조성… ICT시장 성장에 주목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우)이 강성모 카이스트 총장과 스마트 헬스케어상호협력협약을 맺고 있다. / 사진=뉴스1

한컴그룹이 카이스트(KAIST)와 함께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정보통신기술(ICT)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컴퓨터 오피스 사업에 이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컴그룹은 25일 카이스트 닥터엠 프로젝트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름은 스마트 에코 빌리지(Smart Eco Village)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의료기관, 기업과 함께 스마트 헬스케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지난 24일 가평 한컴마루에서 카이스트와 업무협약식도 가졌다.

닥터엠 프로젝트는 2014년 카이스트가 개발한 헬스케어 기술이다. 사용자 건강 위험신호 등을 파악해 의료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응급처치도 받을 수 있다. 이 기술은 올해 초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가평 56만평 부지에 조성될 스마트 에코 빌리지는 일종의 복합주거시설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헬스케어에 접목한 생활 단지인 셈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닥터엠 기술로 맞춤형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대형병원 입주를 논의해 질병 진단과 치료도 적극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한컴그룹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한글, 한컴오피스 등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2015년부터 한컴그룹은 미래 핵심 분야로 헬스케어에 주목하고 있다. 닥터엠 프로젝트에 동참해 모바일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은 고령화 사회에 맞춰 예방 중심 의료 패러다임으로 변화했다. 앞으로 ICT 기술 활용 범위는 확대될 것”이라며 “최근 4차 산업혁명까지 더해져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 (한컴그룹이)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수의 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16년 1150억달러(약 133조7000억원)다. 2011년 840억달러(약 97조6000억원)에서 급격히 성장했다. 한컴이 헬스케어 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성장성에 있다.

의료업계 관계자들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중소기업인 한컴그룹이 새로운 사업을 잘 이끌어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의료시스템 환경을 잘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건우 고대안암병원 의료기기상생사업단 교수는 “IT기업이 헬스케어산업에 뛰어들 때 의료현장 소리를 많이 들어야 한다. 신뢰가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며 “법령이나 규제, 사업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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