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상승세 동력 잃고 거래 끊겨…시장 분위기 반전시킬 요소 미미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 / 사진=뉴스1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부터 공격적 금리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도 심리적 타격이 클 전망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미국을 따라서 곧바로 오르지 않더라도 국내 시중은행들이 미리 금리를 따라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말부터 닥칠 공급과잉 영향과 함께 부동산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부동산 시장이 그동안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4일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를 유지하다 지난해 12월 0.25%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래 1년 만의 인상 조치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일단 미국발 금리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보여서다. 실제 지난해 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9월말 2.71~4.00%에서 12월말 3.02~4.31%로 올랐다. 올해 1월 말에도 3.14~4.44%로 뛰었다.

대출금리 인상은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투자 수익률 하락으로 부동산 거래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 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수익형 부동산에서 미 금리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도 대출의존도가 높아 중소형 아파트의 수요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은 주택시장에 역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과 투자수요 억제책을 담은 11ㆍ3 대책 등으로 위축된 주택시장에 금리인상이라는 심리적 위축이 가세할 경우 하락세가 강하게 펼쳐질 것으로 우려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 시그널로 국내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고 이는 대출자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내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고 공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거래량, 가격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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