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당기순익 작년 대비 71%↑…은행권 대출심사 강화로 서민 대출 몰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저축은행권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기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이상 늘었다. / 사진=뉴스1

  

저축은행권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누적 3분기 당기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이상 늘었다. 은행권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서민과 중소기업이 저축은행으로 몰리면서 업계 순익이 급증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79개 저축은행 순이익은 764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6억원(71.8%)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손충당금전입액 부담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7억원 커졌지만, 이자이익이 4838억원이나 증대하면서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자산 및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저축은행 업계 총 자산은 49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6조원 늘었다. 대출금과 현금·예치금이 증가했고 보유 유가증권은 감소했다. 자기자본 역시 총 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000억원 늘었다.

주요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은 9월 말 현재 6.9%다. 지난해 말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연체 3개월 이상 부실채권 비중인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7.8%로 지난해 말보다 2.4%포인트 떨어졌다.

자본적정성 현황도 나아졌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9월 말 현재 14.7%다. 작년 말보다 0.56%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챙긴 순익이 늘어난 것은 대출금 확대가 영향이 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저축은행 대출 잔액은 41조1880억원이다. 지난해 연말보다 5조5976억원(15.7%) 늘었다.

기업대출이 23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했지만 증가폭은 가계대출이 컸다. 가계대출은 올 들어 9개월 동안 3조5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업대출은 2조100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제1금융권 대출 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서민 대출이 저축은행으로 몰린 탓으로 보인다.

현재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0% 초반대다. 특히 가계 신용대출 대부분이 몰려 있는 SBI·OK·웰컴·HK·JT친애저축은행 등 중·대형사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20%대에 집중돼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7등급 이하 고객 금리 부담은 최고 금리인 27.9%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창의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저축은행 업계는 건전성이 개선되고 흑자와 자산이 증가하는 등 경영 상황이 점진적으로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가계대출 취급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여신심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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