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제 1순위 타깃 될 가능성…장기적으론 호재 될 수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삼성전자가 보호무역 정책 타킷 1순위로 지목받고 있지만 반도체 부문은 비교적 손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삼성전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의 당선이 미칠 파장에 대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판알을 굴리느라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특히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반도체는 어느 정도 풍파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민들이 기인과도 같은 트럼프를 당선시킨 것은 그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가 유권자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보호무역 정책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은 결국 전 세계에 보호무역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되는데 그중에서도 주목받는 곳이 삼성전자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트럼프 당선은 사실상 신자유주의 종말과 전 세계의 국수주의 무역정책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 사태 및 미국 법원 판결을 보면 알 수 있듯 특히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견제를 받아왔는데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IT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나간다.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10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18.8%의 점유율로 전 분기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냉장고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3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보호무역 정책의 1순위 타깃은 잘나가는 기업이 될 확률이 크고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IT업계에선 자동차 시장의 도요타와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을 보는 시각을 한 줄로 요약하면 ‘얄미울 정도로 좋은 제품’이다.

트럼프 당선 여파가 삼성에 미칠 영향은 사업 부문에 따라 온도차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효과를 분석 중인 미국계 IT컨설팅그룹 한 고위 인사는 “스마트폰이나 가전 부문은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갖는 반도체 부문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펴고 있는 중국 제품을 더더욱 쓸 일이 없어질 가능성이 커 반도체 부문은 크게 손해 볼 일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가장 큰 경쟁자 애플 역시 삼성 반도체와 OLED 패널 없이 제품을 만들긴 힘들다.

장기적으로 보면 트럼프 당선이 꼭 삼성에 부정적 영향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란 분석도 있다. 올해 초부터 트럼프 당선을 예측해온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트럼프는 1조 달러를 퍼부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우리 기업에 나쁘지 않은 기회”라며 “전체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점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미 FTA가 트럼프의 보호무역 여파를 한층 완화해 줄 것으로 보인다. 사업가 기질이 있는 트럼프 측근들은 기존에 FTA를 맺은 국가들에 대해선 신뢰와 신의를 존중할 뜻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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