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사 조선·해운 구조조정 따른 채권단 손실 27조원"

국회 정무위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26개사 조선·해운 구조조정에서 채권단 손실이 27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채이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주채권 은행별 조선․해운분야 기업구조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26개 조선·해운사가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대기업 11개, 중소기업 15개다.

이 중 워크아웃을 정상적으로 졸업한 기업은 1사에 불과했다. 14개(54%) 기업은 파산, 회생절차, MOU약정 불이행 등으로 워크아웃을 중단했다. 11개(42%) 기업은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중에 있다. 채권은행에 의해 기업구조조정에 들어간 2곳 중 1곳은 사실상 실패했다.

채이배 의원에 따르면 채권금융사가 이들 26개 조선·해운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 지원한 금액은 20조7602억원이다. 이 회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기 직전 위험노출액(익스포저) 17조9408억원보다 더 많이 지원했다. 이 중 회수 금액은 11조178억원이다.

채 의원은 "향후 기업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회수금액이 증가할 수 있지만 현재 기준(6월말)으로 최대 27조6832억원의 평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지원액 80% 성동조선·STX조선·대우조선·대한조선에 써

26개 조선·해운사 중 구조조정 시작 후 채권단 자금을 지원받은 곳은 14곳이다. 이들 14사의 주채권은행은 8사가 산업은행, 3사가 수출입은행이다. 12사는 추가 자금지원 없이 구조조정이 중단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11사에 투입한 구조조정 지원 금액은 전체 조선·해운 구조조정 지원금액의 97%에 달하는 20조1497억원이었다. 특히 구조조정에 지원한 20조7602억원의 80%인 16조4172억원이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대한조선 4곳에 투입됐다.

채권 은행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성동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4곳에 대한 채권단 손실 규모는 26사 전체 손실규모 27조6832억원의 70%(19조2812억원)에 달했다.

채이배 의원은 "성동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 STX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대한조선의 주채권은행은 바로 산업은행"이라며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부분의 지원 자금이 국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회사에 지원됐다. 잘못된 정책 판단에 따른 자금 지원이 부실을 더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조선해운 산업에 대한 비전 없이 경쟁력을 불문하고 국책은행을 통해 일단 퇴출만 막아보자는 식으로 땜질식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문제"라며 "향후 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는 개별 회사에 대한 정확한 진단, 산업에 대한 방향성, 그에 따른 철저한 계획이 뒷받침된 신중한 자금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조정 능력이 없는 국책은행과 정부의 그릇된 판단, 부실한 관리 감독의 결과는 구조조정 실패로 이어졌다. 채권단 부실을 키웠고 국민경제의 부담을 가져왔다"며 "청문회에서 국책은행의 조선·해운 구조조정 능력에 대해 근본적으로 점검하겠다. 부실을 키운 책임자를 규명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