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관련 업체 대표들 “피해자 위한 기금 마련 적극 참여”

30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김철 SK케미칼 대표, 고광현 애경산업 대표이사, 이갑수 이마트 대표 등이 참석했다. / 사진=정윤형 기자

 

 

29일에 이어 30일에도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가 계속된 가운데 이날 가습기 특위는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공급하고 제조한 SK케미칼을 집중적으로 질책했다. 특위는 SK케미칼이 잘못했음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SK케미칼은 CMIT·MIT(가습기살균제 성분)의 유해성을 몰랐고 PHMG(살균제 원료)를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물질로 사용할 줄 몰랐다며 책임에서 빠졌다”며 “검찰, 공정위 등에서도 면죄부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연혜 새누리당 의원 역시 “SK케미칼은 질병관리본부가 2011년 CMIT·MIT와 폐 손상 간의 관련성이 적다는 결과를 내린 것, 옥시에 PHMG를 공급할 때 CDI(가습기살균제 원료공급업체)를 통해 공급한 점을 들어 공식적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SK케미칼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매출액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25억원이다. 또 SK케미칼이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위해 공급한 PHMG원료는 570톤”이라며 “SK케미칼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K케미칼이 CMIT·MIT피해에 대한 입증 책임을 정부에만 미루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연구하거나 대안을 낼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철 대표는 “CMIT·MIT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 독자적으로 연구조사 할 생각은 없다. 공식적인 정부 결과와 대립대거나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철 대표는 “SK케미칼이 만든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단독으로 사용해 피해를 입은 사용자에 대해서 법적인 책임관계를 떠나 어떤 조치를 취할지 깊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철 대표는 “국회와 정부가 그런 틀을 마련해준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광현 대표, 이갑수 대표, 김종인 대표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이 날 참고인으로 참석한 박영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SK케미칼 대표의 답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가습기메이트를 단독으로 사용해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김철 대표는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대강 답변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영철 참고인의 두 딸은 가습기메이트를 사용해 폐에 큰 손상을 입었다.

한편 청문회에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업체 관계자들이 출석했다. 출석자는 김철 SK케미칼 대표, 고광현 애경산업 대표이사, 이갑수 이마트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정종표 홈플러스 부사장, 김천수 헬켄코리아 대표, 이정애 LG생활건강 부사장 등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