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는 해외시장과 고성능브랜드…주가 회복 관건

현대차가 올해 들어 2010년대 주가 수준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한전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이후 주가는 하락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차 주가 약세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과도기를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일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2500원(1.85%) 하락한 1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마감하긴 했지만 전거래일 2000원(1.5%) 상승해 주가 흐름상에는 큰 의미는 없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13만원대에서 주가가 유지되고 있다.  

 

 

현대차 2010년 이후 주가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

 

현대차의 최근 3개월 평균 주가는 13만5000원이다. 6년여전인 2010년 4월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4월 29일 13만5500원을 넘어선 이래 이렇게 낮은 수준에 멈춰선 적은 없었다.

2010년 이후 현대차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9월 17일 종가 21만8000원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20만원 대 위에서 마감하지 못했다. 현대차가 한전부지를 10조 5500억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한다고 시장에 알려진 시점이다. 

현대차 주가는 하락 추세속에 13만원대까지 내려왔다. 흔히 말하는 한전부지의 저주가 시작된 셈이다. 그러나 증권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 주가 약세의 근본 원인을 인구절벽에서 찾는다. 

한국은 저출산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OECD 합계출산율 순위에서는 10년 넘게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1.24명으로 10년째 1.2명째 수준이다.

최용옥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 인구에서 노인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한국의 고령화 비율은 1993년 5.51%에서 2013년 12.22%로 빠르게 증가했다"며 "급속한 고령화를 보였던 일본의 경우도 증가속도 측면에서는 한국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저출산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세~64세)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에 본격적으로 들어선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704만명에서 3702만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3656만명, 2030년에는 3289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은 2030년부터는 우리나라 전체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산업도 인구 감소에 민감하다. 자동차를 구입할 인구가 줄어들면 즉각적으로 매출액 감소로 이어진다. 더구나 현대차는 사회초년생의 첫차 아반떼를 시작으로 쏘나타, 그랜저로 이어지는 전통의 패밀리카 라인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수입차 대리점에서 근무중인 한 딜러는 "아반떼를 필두로 쏘나타, 그랜저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다른 메이커에게 위협적인 현대차 점유율의 핵심"이라며 "그러나 인구가 줄면 시장 점유율보다는 대당 판매 마진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고성능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 참석한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부사장(왼쪽)과 양웅철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오른쪽) / 사진=뉴스1

 

현대차는 일본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례에서 방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다 앞서 인구 감소를 경험한 일본 완성차 메이커들은 해외 시장과 고성능 자동차 출시로 대표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일본 완성차 메이커 혼다는 Fun to Drive를 내세운 마케팅에 집중했다. 자동차를 사지 않는 젊은 층에게 운전 그 자체의 즐거움을 어필했고 라인업도 강화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사내 신상품 기획 제안을 통해 탄생한 S660이 이 시점의 백미였다. 

S660은 경차 미드십 스포츠카로 지난해 출시후 연간 판매 할당량인 8600대가 완판됐다. 더구나 4월 출시에 8월 조기 완판이다. 다만 주 구매층은 40대 이상이어서 당초 목표와는 차이가 있었다. 혼다는 S660을 청년층이 재미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기획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역시 최근 고성능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양웅철 현대자동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올해 6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친환경차 라인업과 고성능브랜드 N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4월 알버트 비어만 BMW M 연구소장을 영입해 현대자동차 고성능차 총괄담당(부사장)에 앉혔다. 'N'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운전의 재미를 주는 고성능차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9월 선보인 현대차의 고성능 라인업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7월 출고는 내수판매가 20.1% 감소한 반면 해외 공장 출하는 5.1% 늘었다"며 "현대차는 거시경제, 해당업계, 회사고유 측면 등 여러가지 리스크에 노출된 이른바 편하지 않은 종목이나 추가 상승여력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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