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주도권 확보…정부 지원∙기업 투자 확대∙일자리 창출 삼박자 갖춰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동차업계 CEO 조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우리나라의 대표적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선제적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신흥국 경기침체 등으로 자동차산업 생산∙수출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자동차 생산은 2557000대로 전년동기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출은 1555000대로 13.7% 줄었다. 수출 금액 기준으로는 2401000만달러(-13.6%)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주형환 장관 주재로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 등 자동차 5사 사장, 한국자동차산업 협회장, 산업연구원장 등이 참여한 자리에서 자동차산업 환경변화와 대응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주 장관은 테슬라, 구글, 애플 등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의 급부상 등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변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7일 전기차수소차 발전전략과 지난 10일 자율주행차 국가전략 프로젝트 등 미래차 분야에 대한 적극적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미래차를 포함, 신산업분야 연구개발(R&D) 및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내년 세제개편방안에 반영해 추진하고 있다.

 

주 장관은 정부의 지원정책을 적극 활용, 업계도 신산업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리 자동차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내 제조업 고용의 12%, 생산의 13%,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은 새로운 생태계가 태동하는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처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주 장관의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 생산은 2195843대로 전년동기대비 5.4%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로 내수 판매는 934864대로 9.1% 증가했지만 신흥국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출은 13.3% 감소한 1338590대를 기록했다.

 

하반기 여건도 녹록지 않다. 개소세 인하 종료, 파업 등으로 지난달 내수 판매와 수출은 동반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 자동차생산은 361158대로 전년동월대비 10.8%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2.1% 감소한 137992, 수출은 14.9% 줄어든 219982대로 집계됐다.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 국가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심화되며 수출 회복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신기후변화체제 출범을 비롯한 환경규제 강화와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 발전 등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2010년 본격적으로 보급이 시작된 전기차는 지난해 전세계에 131만대가 판매되며 급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는 보급형 장거리 주행차 개발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구글,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까지 자동차산업에 진입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선도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7일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전기차∙수소차를 신규 유망 수출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충전인프라 확충, 과감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골자로 발전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전기차∙수소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업계도 소비자 니즈에 맞는 차량 출시, 적극적 마케팅 등을 통해 전기차∙수소차를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보급하는 한편 유망 수출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주형환 장관은 정부의 투자지원 확대를 마중물로 우리 자동차 업계가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 CEO들은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의 투자와 신차 출시 등 적극적 대응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중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연료전지 생산 확대를 위한 생산라인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수소차 보급을 위한 카쉐어링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기아차는 친환경 기술 R&D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국내 출시와 1톤 전기트럭 상용화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국GM은 내년 볼트 전기차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쌍용도 현재 상용화 개발 중인 전기차 모델을 향후 2~3년 내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형환 장관은 노사 양측의 상생과 화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생산경쟁 체제에서 낮은 생산성과 노사간 대립에 따른 정례적 파업 등이 우리 자동차산업 경쟁력의 결정적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주 장관은 특히 이달은 지난 19개월간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수출이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대, 기아, 한국GM 등 주요 업체의 파업에 따라 이달에만 생산 차질 28000, 수출 차질 26600만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수출 회복세 전환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 장관은 설명했다.

 

주 장관은 어려운 여건 속에 우리 수출이 회복의 전기를 마련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 파업 등으로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어 안타깝다자동차 업계 노사 양측이 협력해 조기에 조업이 정상화됨으로써 수출회복 전선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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