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승승장구에도 2분기 영업이익 감소…'기업형 수퍼마켓' 부진이 발목 잡아

GS리테일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냈다. 편의점 부문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수퍼마켓의 영업손실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해 GS25 직원이 한 매장에서 통신사 관련 이벤트를 소개하는 모습. / 사진=뉴스1

 

편의점 고속성장시대가 열렸지만 GS리테일은 되레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간편식과 도시락 매출에 힘입어 편의점 매출은 상승흐름을 탔지만 수퍼마켓이 수십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돌파구는 흐릿하다. 20대 국회 들어서도 기업형 슈퍼마켓을 견제하는 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어서다.

GS리테일은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들었다고 11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조8509억원으로 18% 증가했다.

특히 1인가구 증대로 편의점이 대표적인 성장사업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나온 부진이라 더 충격이 컸다. 출점 경쟁을 펼치는 BGF리테일이 22%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 실적결과다.

수수께끼는 부문별 실적을 보면 풀린다. 편의점 영업이익은 6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나 늘었다. 매출도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1조 4000억원을 나타냈다. 편의점의 2분기 신규 출점수는 435개점에 달했다. 2분기 말을 기준으로 전체 매장수는 1만40개다. 국내에서 1만개 매장을 넘은 유통업체는 GS25과 CU 뿐이다.

편의점의 3분기 실적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편의점의구조적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3분기 실적은 최대성수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 기존점 매출은 6~7%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며, 신규점 효과는 최근 3년 내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편의점의 구조적 성장을 이끈 엔진은 간편식이다. 12일 GS25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간편식 매출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락 매출액도 110% 올랐다. 이에 힘입어 2분기 GS25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3% 올랐다.

GS25는 올해만 부대찌개, 닭강정, 닭꼬치, 라자냐, 파스타, 탕수육 등 전자레인지에서 데워먹는 간편식을 16종이나 선보였다. 지난 달 14일 내놓은 간편식 직화모둠햄부대찌개는 출시 직후 GS25 간편식 매출순위 1위에 올랐다.

김영화 GS리테일 편의점 간편식 MD는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식사와 술을 혼자 즐기는 문화가 생기면서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편의점 먹거리를 찾는 고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수퍼마켓은 늪에 빠진 모양새다. 슈퍼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357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억원으로 줄어든 영업이익이 뼈아팠다. 수퍼부문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퍼는 2분기 동향을 고려할 때 3분기 및 연간 영업이익 적자전환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대외변수도 수퍼마켓 부문의 부진 원인 중 하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은 20대 국회 개원 이튿날 ‘전통시장 상인과 중소영세 상인 보호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었다.

이 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준대규모 점포에 대한 규제강화다. 현행법에 따르면 준대규모 점포는 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가 직영하는 점포나 상호출자 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직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GS수퍼마켓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겨냥한 셈이다.

유통법 이슈가 경제민주화와 직결된 까닭에 이 같은 규제 법안은 앞으로도 잇달아 발의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SSM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2010년 이후 발의된 유통법 개정안은 80건이 넘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일단 많지는 않아도 가능한 자리에 수퍼마켓 출점은 계속 하고 있다”면서도 정치권발 SSM 규제에 대해서는 “따로 드릴 말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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