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매입 규모 확대 카드 꺼낼 가능성 높아…추가적인 내용 없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해

 

구로다 히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 사진=뉴스1

일본은행(BOJ)이 29일 추가 통화량을 늘리는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에 통화량 확대를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경기 부양책이 나오거나 금리를 동결할 경우 국내 증시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 4월과 6월 시장 기대와 달리 BOJ가 금리를 동결하자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은행이 추가로 자금을 푸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을 압박하고 있는 까닭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은행의 금융통화정책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27일 경제 부양책 규모가 28조엔(약 301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 밝혔다. 일본정부가 재정지출로 준비 중인 자금이 7조엔에 불과한 것으로 비춰보면 이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결국 아베 총리의 파격 발언은 일본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압박용이라는 해석이다.

앞선 이달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며 더욱 거센 아베노믹스를 예고했다. 아베는 집권 이후 엔화 약세를 유도해 일본 경제를 부양하겠다는 전략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은 브렉시트로 인해 순식간에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경험을 했다.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 오면 오랫동안 공들인 부양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이달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통화 정책으로 국채 매입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일본은행에 금리의 추가 인하 카드는 부담스럽다. 일본 국민과 금융계의 반발이 일어날 여지가 있는 까닭이다. 상장지수펀드, 부동산 펀드 매입을 확대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지만 대대적인 금융완화를 기대하는 시장을 실망시킬 공산이 크다. 결국 일본은행은 현재 연간 80조엔 수준인 국채 매입을 연간 90조∼100조엔으로 늘리는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일본이 이번에도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꺼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누그러지는 가운데 엔화 강세 현상 역시 잦아드는 까닭이다. 특히 시장에 직접 돈을 대는 ‘헬리콥터 머니’는 없을 전망이다.

 

21일(현지 시각)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영국 BBC에서 “일본은 헬리콥터 머니를 시행할 가능성도, 필요성도 없다”며 직접적인 시장 개입을 부인했다. 이는 현재 수준의 질적, 양적 부양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일본 통화 정책을 주시하며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내외 부정적인 요소가 크게 있진 않지만 국내 증시가 조금 오른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일본 통화 정책 실망감에 증시가 하락할 것을 대비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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