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동시 파업 찬반투표 개시...가결 시 지역경제 타격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울산 조선소에서 중식 오토바이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노조)이 연대 하투(夏鬪) 전선을 구축하고 파업을 예고했다. 양사 노조가 공동투쟁을 실시하기는 23년만이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공동파업이 전면 작업 중지로까지 번질 경우 하반기 국내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연대파업에 앞서 13일 동시에 파업 찬반투표를 개시한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실시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전체 조합원 4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13일 하루 동안 진행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전체 조합원 1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양 노조 모두 파업에 찬성하는 쪽이 과반수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앞으로는 대화를 말하면서 뒤로는 계속 칼을 꽂았다”며 “사측은 희망퇴직을 빌미로 생산직과 사무직을 쳐내고 있다. 임금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파업이 최후의 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될 경우 공동파업 시작일은 민주노총이 제시한 20일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파업 범위와 방법 등을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사측과 협상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부분파업이 아닌 전면 작업 거부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양 노조의 공동파업 결과가 하반기 내수경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간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의 핵심 축인 양사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공장이 위치한 울산 등 지역경제 전반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385만2000대를 팔았다. 올해 판매목표는 813만대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만 428만대를 판매해야 한다. 하반기 자동차 내수경기는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 여파로 하락세를 탈 전망이다. 생산까지 차질을 빚을 경우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 불황에 시름하고 있다. 적자 경영을 탈출하기 위해 자구안까지 마련했지만 노조가 작업을 거부한다면 인도 지연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조선연대(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신아SB)와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가 여러 이유를 들며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대화하고 협상해야겠지만 결국 파업까지 단행한다면 사측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작업을 거부한다면 경영난 악화는 필연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