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개설 1년만에 구독자 140만명 넘어

유튜브 영향력자 김승민 씨를 19일 신림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 사진=정윤형 기자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거둬 기쁘다. 무엇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행복하다. 한국에선 무조건 대학 졸업장을 따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졸업장 없이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1인 콘텐츠 창작자로 유명한 김승민 씨(24)는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개설 1년만인 현재 140만 명 이상 채널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업로드한 영상은 조회수 7억9000만 이상을 기록했다. 유튜브 영향력자 김승민 씨를 19일 신림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승민 씨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모두 화려하다. 영상에는 무지개 색 클레이 점토와 초콜릿, 사탕, 액체괴물(젤리형태 장난감) 등이 등장한다. 알록달록한 색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비싼 재료를 사용하진 않는다. 영상을 제작하는 김 씨만의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 눈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최소 4가지 이상 색을 사용한다. 아이들이 영상을 보고 재료를 살 때 부담이 없도록 비싼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먹어도 위험하지 않은 초콜릿이나 껌 등을 놀이의 재료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상을 보고 따라하다 다치지 않도록 칼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며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 영상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원칙 덕에 아직까지 그의 영상을 보고 따라하다 다쳤다는 팬들은 없다.

최근 교육적인 요소를 넣기 위해 영상에 영어음성과 자막을 입혔다. 예를 들면 영상에 나오는 색깔이나 숫자를 영어자막으로 띄워주고 그 발음도 소리내서 읽어주는 것이다. 김승민 씨는 기초 영어단어뿐만 아니라 자연물 같은 저학년 영어 단어도 사용할 예정이다.

 

 

토이몬스터 김승민 씨가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 일부. /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이 원칙 덕에 그가 올린 영상을 찾는 팬들은 급격히 늘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그는 이미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상에서 몇 차례 공개한 얼굴을 기억하고 알아보는 초등학생 팬도 있다. 그는 “재료를 사러 초등학교 근처 문구점을 갔는데 '유튜브 토이몬스터 맞죠'라며 아이들이 먼저 인사한 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초기에 그는 영상마다 댓글을 달아주는 열혈 꼬마 팬들에게 따로 연락하고 선물을 주기도 했다. 팬들은 토이몬스터와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반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김 씨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그의 매니저를 자청한 초등학생들도 있다. 이들은 김승민 씨 매니저가 된 냥 팬들이 올린 질문에 직접 답변을 달아주기도 한다. 그러다 서로 김 씨의 매니저라며 싸우는 경우도 있다. 김승민 씨는 “아이들이 서로 제 매니저라고 싸워서 중재한 적도 있다”며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영상을 시청하는 구독자의 98%는 외국인이다. 해외 팬들이 증가한 만큼 그의 영상 아래 달리는 댓글들은 영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다양하다.

해외 팬 비중이 급격히 늘자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다. 그는 “초기에는 한국 장난감만 사용했다. 해외 팬들이 장난감 구입처를 묻는 질문이 많아져 외국인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해외사이트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해외 팬들의 질문에 댓글을 달아주기 위해 일일이 번역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해외 팬들에게 댓글을 다는 시간만 하루에 2시간 걸린다.

김승민 씨는 현재의 인기가 얼떨떨하다. 애초에 10만 구독자 정도를 목표로 잡았다. 해외 팬이 생길 것이라곤 상상 해보지 않았다. 친형을 따라 취미삼아 했던 유튜브 콘텐츠 제작은 그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그는 “대학졸업장이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군대 갔다 온 후 복학하지 않고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민 씨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이 일을 할 계획이다. 그는 “내 영상을 좋아해주는 구독자와 소통하는 것이 보람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4~5시간씩 구독자들이 남긴 댓글에 답글을 단다. 그는 “1인 콘텐츠 창작자는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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