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연말 인사를 앞두고 삼성증권의 대표이사 대행 체제에 변화가 나타날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증권이 올해 배당 사고 이후 공식적으로는 대표이사 공백 상태에 놓여 있어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이 일단 변화 보다 안정을 선택할 가능성에 높다고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의 연말 인사를 앞두고 삼성증권의 대표이사 대행 체제에 변화가 나타날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증권이 올해 배당 사고 이후 공식적으로는 대표이사 공백 상태에 놓여 있어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이 일단 변화 보다 안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삼성증권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배당사고의 책임을 지고 구성훈 전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은 장석훈 부사장의 거취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우리사주 조합원을 대상으로한 28억1000만원 규모의 현금 배당 지급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가 발생하면서 주식 28억1000주를 착오로 지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직원 일부가 잘못 지급된 주식 일부를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가 급락했다. 구성훈 전 대표는 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취임 4개월여 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삼성증권은 이후 장석훈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겼다.

 

◇대규모 변화보다 안정 선택 가능성 부각

 

금융권에서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공백 상태인 삼성증권의 대표이사 자리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그룹 전반의 인사폭이 소규모에 그칠 것이란 전망 속에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전면에 내세우는 식의 변화는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 역시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배당 사고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6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1억44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6개월 영업정지는 내년 1월 26일까지인데 영업정지가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인사를 선임하기엔 부담이 따르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금융당국으로 받은 6개월 영업정지가 끝나기도 전에 신임 대표이사를 전면에 내세우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더라도 시간을 좀 더 두고 배당 사고 관련 이슈를 완전히 털어버리고 가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초 삼성그룹내 금융계열사 사장단이 대부분 교체된 상태라는 점도 삼성증권에 커다란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삼성 그룹은 그룹내 지난해말부터 올해초에 걸친 기간 동안 그룹내 금융계열사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다른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들의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증권만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장석훈 직무대행 체제 유지 가능성에 무게

 

금융권에서는 삼성증권 안팎의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장석훈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서는 장석훈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위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고 조직을 추스렸다는 점이 부각된다. 사진은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 /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서는 삼성증권 안팎의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장석훈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서는 장석훈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위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고 조직을 추스렸다는 점이 부각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대다수 금융계열사 사장단이 50대로 젊어진 점은 장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을 지지하는 요소다. 삼성 그룹은 2017년 인사를 통해 50대 인사를 전면에 포진시켰다. 삼성생명의 현성철 사장과 삼성화재의 최영무 사장은 올해 각각 만 58세, 55세다. 1963년생으로 올해 만55세인 장 부사장이 공식적으로 삼성증권의 대표이사를 맡아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장 부사장이 1년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기에는 너무 빠르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 그룹 내에서 1년여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계열사 사례와 비교할 때 무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장 부사장은 1995년 삼성증권 기획팀으로 입사한 뒤 인사팀장을 거쳐 삼성화재 인사팀 상무와 전무를 거치는 등 대부분의 경력을 인사 관련 지원 부서에서 보냈다. 삼성증권 상품지원 담당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력이 인사 등 지원 업무에 집중돼 있다. 중도 퇴임한 구성훈 전 대표만 해도 삼성생명에서 투자사업부 상무와 전무를 거친 바 있다.

 

또 다른 삼성 그룹 관계자는 "장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아 곤란한 상황을 잘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경력 대부분이 증권업의 지원부서에 치우쳐 있다는 점은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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