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구찌·수입 화장품 가격 줄줄이 인상…‘가치 소비’ 명품, 가격 오를수록 가치 올라 인기도 상승

11월 결혼 시즌을 맞아 샤넬·구찌 등 주요 명품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상태다. 이들 브랜드는 상반기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어 한 해에만 벌써 수차례 가격을 올린 것이다. 동시에 수입 화장품까지 가격을 올리고 나섰다. 이에 따라 “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는 ‘베블런(Veblen Effect·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 효과를 위함 아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과 프라다는 지난 1년 간 벌써 4차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루이비통도 이미 3차례다. 샤넬은 지난 1일부터 대표 제품인 타임리스 클래식백, 보이 샤넬백, 2.55백 가격을 4~5% 인상했다. 이로써 보이샤넬플랩백의 미디엄 사이즈는 기존 588만원에서 인상 후 612만~617만원까지 오르게 됐다. 샤넬은 지난 1월에도 화장품과 향수 326여종에 대해 가격을 올렸고, 지난 5월에는 가방과 신발 가격을 최대 11% 인상한 바 있다.  

 

루이비통도 지난 9월 가방 제품 가격을 2% 가량 올렸다. 루이비통은 지난 2월과 3월, 백화점과 면세점 제품 가격을 연달아 올리기도 했다. 구찌도 지난달 글로벌 가격 정책을 이유로 일부 여성슈즈, 여성의류 등의 가격을 3% 인상했고, 프라다도 지난 2월 제품 가격을 3% 올린 데 이어, 지난 8월에도 5% 올리며 글로벌 명품의 줄 가격인상에 가세했다.   

 

가방뿐 아니다. 수입 명품 브랜드 화장품까지도 가격을 올리고 나섰다. 랑콤은 전체 품목 412개 중 56개 제품에 대해 가격을 올린다. 인상률은 평균 5.2% 수준이다. 슈에무라오 비오템도 평균 4.9% 가격을 올린다. 조르지오아르마니는 376개 품목 중 272개에 대해 평균 2.9%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입생로랑 뷰티 역시 제품 가격을 2.4% 올린다. 

 

◇ 명품, 비싸서 잘 팔린다

 

가격 인상에 대한 이들의 이유는 한결같다. 본사 방침이라는 것이다. 다만 가격 인상을 발표할때마다 이들에 대한 비난과는 별개로 실제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바로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다. 

 

베블런 효과의 설명에 따르면, 값비싼 귀금속류나 고급 자동차 등은 경제상황이 악화되어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 같은 논리로 명품 가격인상에 따른 인기 상승을 설명하자면, 제품의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값이 떨어지면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오히려 인기가 줄어들게 된다. 

 

매년 가격을 올리는 명품이지만, 백화점 매출은 꾸준히 늘고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명품 신장률은 전년 대비 기준 △2016년 9.7% △2017년 11.3% △2018년(1월 1일~10월 31일) 14.6%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고가품 소비를 망설이지 않는 이른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대되 명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품이 아닌 일반 재화를 보는 소비자의 관점과 명품을 보는 소비자의 관점이 다르다. 명품과 다이소 모두 경기 불황 속에서도 매출이 잘 나오는 이유 ”라면서 “명품 구매는 가치 구매다. 가격이 오를 수록 그 가치가 오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도 꾸준히 인기가 치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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