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산하 정석인하학원, 한국항공대‧인하대‧인하공업전문대 등 소유…한진그룹, 업·학계 아우르는 유착관계 의혹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물벼락 갑질논란이 항공업계 전반적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사다. 이번에 교육부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대학 학위를 문제 삼았는데,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의 업계 및 학계 카르텔 논란을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최근 조 사장의 인하대 편입 및 졸업을 취소하라고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과 인하대에 통보했다. 조 사장이 1998년 인하대에 부정 편입했다는 게 골자다. 조 사장은 미국 2년제 대학 H칼리지에서 3학기만 이수해 편입 조건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인하대에 편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조 사장의 인하대 부정편입 논란이 항공업계 카르텔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한진그룹이 소유한 사학재단 출신 인물들이 항공업계와 학계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이 졸업한 인하대는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에 속해있다. 정석인하학원은 인하대를 비롯해 한국항공대, 인하공업전문대, 인하대학교사범대부속 중고등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등을 소유한 거대 사학재단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으로 있으며, 조 사장 역시 이사직을 맡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영향력이 가장 세다. 인하대나 항국항공대가 소위 항공업계 엘리트 코스 중 하나인데, 이곳을 거친 인물들이 업계 주요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랐던 배경에도 한진그룹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토부가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불법재직을 몰랐을 리 없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 대한항공 직원은 행정 시스템 상 국토부가 조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재직이 불법인 걸 모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대한항공 불법행위를 눈감아줬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라며 한진그룹이 소유한 사학 재단에서 공부한 인력들이 워낙 업계 전체에 퍼져있다 보니, 국토부가 오히려 한진그룹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논란이 단순 찻잔 속 폭풍에 그칠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 항공업계 특성 상 대한항공의 자리를 대신할 만한 업체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진그룹 오너가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업계 생태계를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논란 역시 대한항공의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LCC 시장이 커지며 FSC(대형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다지만, LCC(저비용항공사)가 점유할 수 있는 시장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가 중국과 항공자유화협정을 맺고 운수권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이마저도 아직은 먼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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