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변동성 크지만 성장가능성 더 커…은행권 “진출에 계속 박차”

/사진=셔터스톡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국내 은행권이 베트남에 꾸준한 공세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은행 진출 사업에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은행권은 그간 베트남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베트남은 은행 사업 진출에도, 한국식 마케팅에도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국민들의 은행 계좌 보유율은 약 35%에 머물러 있다. 경제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은행에 의존하는 국민은 상대적으로 적다. 은행 사업 진출이 용이한 이유다. 한국식 모바일 마케팅에도 적합하다. 베트남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55%로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에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10곳에 달한다. 그 중 일찍이 베트남에 진출한 은행들은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신한은행은 외국계 은행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베트남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타 은행에 비해 베트남 진출 속도가 늦은 편이었던 KB국민은행은 최근 하노이에 지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은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확산된 신흥국 금융시장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해 증시가 10% 이상 급락했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일부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내부적인 위기도 있다. 베트남 현지 은행들의 내부 사고가 끊이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말 베트남 수출입은행(Eximbank) 호찌민지점 부점장이 110억원 규모의 고객 예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은행에 대한 베트남 국민의 신뢰도도 낮아졌다.

국내 은행권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나타난 신흥국 리스크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해 우리은행 진출 국가 별로 리스크관리체계를 확립해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 불안이 은행권의 베트남 진출 속도까지 늦추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은 베트남 금융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베트남 공략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을 비롯한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커도 개발 자체가 덜 되어 있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여전히 남아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은행에 대한 베트남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도 은행에 비교적 개방적인 203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베트남에선 은행 고객 중 젊은 층의 비중이 높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화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베트남 국 민 80%가 사용하는 메신저인 ‘잘로’와의 협약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전문가들도 베트남 금융시장의 성장 동력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민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 중장기 신뢰 유효’ 보고서에서 “최근 베트남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성장성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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