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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5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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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 거래 흉내낸 ‘통행세’…“별도관리 필요”

총수 일가 편법승계 위한 종잣돈 마련에 악용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통행세 갑질 논란이 거세다. 통행세는 유통업계에서는 ‘악마의 유혹’으로 불릴 정도로 대기업 총수라면 쉽게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정상적인 거래로 포장되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아 편법승계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곤 한다.

통행세는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회사에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유통단계를 하나 더 만들어 발생한다. 쉽게 말하면 ‘A(생산)→B(유통)→C(판매)’의 유통단계에 총수 일가가 지분을 소유한 A1가 중간에 끼어들어 ‘A(생산)→A1(유통)→B(유통)→C(판매)’의 유통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A에서 200원에 생산한 제품이 C에서 1000원에 팔린다고 가정하면, A1가 중간에 끼어듦으로써 최종 판매하는 C는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통행세 논란은 유통업계에서 유독 심하다. 하이트진로는 삼광으로부터 구입하던 맥주용 캔을 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도록 했다. 이때 하이트진로는 1캔당 2원 ‘통행세’가 붙도록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연간 맥주 캔 4억6000만개를 2012년 말까지 구입했다. 그 덕에 서영이앤트의 매출 규모는 2007년 142억원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855억원으로 6배나 급증했다.

현재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도 통행세 의혹을 받고 있다.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면세품 중개업체인 트리온무역과 미호인터내셔널에 통행세를 받는 방식으로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부당 이득을 몰아준 정황이 공정위에 의해 포착됐다.

유통단계를 하나 더 거쳤다고 해서 모두 통행세로 보지는 않는다. 법조계는 통행세가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행위가 되기 위해선 단순히 거래 외형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소유한 회사를 거쳤을 때 ‘현저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단계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통행세’라는 부당이익을 취한 회사가 실제로는 아무런 이익을 남기지 않았다면 불공정행위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 전문 A변호사는 “제품가격이 그 매출규모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결코 정상가격에 비해 유리한 수준이 아닐 수도 있다. 거래 당시 시장현황,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통행세에 대해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거래 단계에서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할 필요가 없음에도 굳이 이를 통행하도록 한 것은 향후에 어떤 속셈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B회계사는 “일단 거래단계를 만들어 두고 향후에 총수일가가 통행세로 이용되는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 통행세 논란이 있는 회사에 대해선 당국이 별도의 관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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