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갱도 주변 이동식 건물 철거…핵심 시설은 아직 남아"

북한이 1~6차 핵실험을 진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23~25일 폐쇄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발표한 공보에서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5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며 “핵시험장 폐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3월 30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4월 20일의 위성사진 / 사진=뉴스1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대북전문매체 38노스가 14(현지시간) 보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오는 23~25일 폭파시키겠다고 예고한 곳이다.

 

38노스가 이날 공개한 지난 7일 촬영된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을 보면,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주변에 있던 이동식 건물들이 철거됐다.

또 갱도 입구에서 갱도 밖 야적장으로 이어진 광차 이동용 일부 레일이 제거됐고, 갱도 주변에 있던 광차들도 쓰러져 있거나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모습이다. 북쪽 갱도 입구 쪽에 있던 간이 건물도 사라졌다.

 

38노스는 이를 두고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폐기 절차에 들어갔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다만 간이 건물들이 철거됐지만 지휘센터와 행정지원 구역에 있는 핵심시설 건물은 여전히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다. 주요 갱도 입구도 봉쇄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는 북한 외무성이 지난 12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공식 선언하면서 밝힌 폐기 방식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진단했다.

외무성은 모든 갱도를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와 연구소들, 경비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핵실험장 갱도와 주요 건물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외국 언론이 지켜보는 앞에서 폭파 및 철거해야 하기 때문에 남겨뒀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했고,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천명했다.

이달 12일에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하는 의식을 23~25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폐기 의식엔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기자단을 초청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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