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상생금융 실천" 의미 부여…금융당국 가계대출 규제 강화 영향 분석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일제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시사저널e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상대적으로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26일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을 가계대출보다 늘리며 이자이익 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 잔액은 108조3000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130억9000억원이나 전년보다 7.4% 늘며 기업대출 증가율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올해 1분기 91조8000억원 늘리며 1년 전보다 12.1% 확대했다. 반대로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16조5000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성장을 이룬 것이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 규모도 가계대출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은 1.3% 증가한데 비해 비외감 중소기업 대출은 2.7% 성장했다. 기업대출은 0.7%(중소기업 1.4%)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 비외감 중심의 대출이 견고한 자산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대출 성장이 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원화대출금은 19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특히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75조1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9.6% 급증했다.

우리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가계대출보다 더 늘렸다. 올해 1분기 우리은행 기업대출 규모는 113조3390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78조37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73% 증가했다.

반면 우리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올해 1분기 107조44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 늘어나며 중소기업 대출 규모보다 증가율이 낮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상생대출을 제공해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노력한 결과"라며 "금융권이 올해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유망 벤처,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가계대출을 크게 늘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강화와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으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가계대출 증가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결국 가계대출을 늘리는 대신 유망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대출을 키워 이자 수익 증대를 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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