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규제 강화에 신용대출 등 집중적으로 늘린 탓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1분기에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대출 성장률은 컸다.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 영업점 대출업무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 = 뉴스1


지난 1분기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줄거나 낮은 증가율을 나타내면서 당국의 규제가 먹혀 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일반대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집 잡혀 돈 빌리기 어려워지자 대출자들이 신용대출 등으로 돌아서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공시한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규제 속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민은행 1분기 실적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386000억원 대비 5.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이 기간 일반자금대출은 68조원으로 전년 동기 638000억원과 비교해 6.6% 늘었국민은행 일반대출은 주택담보대출도 포함한다.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을 구성하는 다른 대출항목 증가율이 상당히 높았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분기 국민은행 일반자금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비 1.8% 증가, 전분기 대비 1.4% 감소로 올해 1분기 대비 대폭 둔화됐다.

 

국민은행 올해 1분기 가계 일반자금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금액은 314000억원으로 전년도 252000억원과 비교해 24% 늘었다. 기업 대출 증가율 9.6%보다 더 높다. 

 

다만 중도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 등을 집계한 주택자금대출은 1분기 62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전분기 대비 1.4% 증가율을 나타냈다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은 기존 주택을 담보잡혀 대출을 받은 것이며 주택자금대출은 집단대출 등 주택구입 자금과 전세금 대출 등을 포함한다. 

 

신한은행도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말 대비 1분기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도 일반자금 대출보다 성장률이 낮았다.

 

신한은행 3월말 주택담보대출은 527460억원으로 지난해말 528080억원보다 0.1% 줄었다. 전년동기 511550억원과 비교하면 3%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일반자금 대출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월말 일반자금대출은 473690억원으로 전년동기 408470억원 대비해서는 14.2% ​늘었고 전분기 46690억원 대비해서도 2.8%, 늘었다. 일반자금대출은 신용대출, 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다.

 

우리은행도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이 담보부 대출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1분기 신용대출은 2250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93320억원과 비교해 성장률은 16.4%로 집계됐다. 전분기 219940억원 대비해서도 2.3% 늘었다.

 

이에 반해 담보부 대출은 8493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84960억원 대비 1%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전년동기 846030억원 대비해서는 0.4% 성장으로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KEB하나은행만 주택담보대출 성장률이 신용대출 성장률을 넘었다. KEB하나은행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 70881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66390억원 대비 7.3%, 지난해 4분기 701690억원 대비 1% 늘었다. 신용대출은 1분기 14592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45580억원 대비 0.2%, 전년동기 138120억원 대비 5.6%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담보대출 등의 성장률이 낮았던 것은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이 강화된 가운데 집 잡혀 대출받는 사례는 줄었다. 반면 일반대출로 그 수요가 몰리면서 성장율이 대폭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 성장률은 향후 총부채상환비율(DSR)이 정식 적용되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DSR을 은행 대상으로 지난 3월 시범 적용한데 이어 10월 정식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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