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우려에 공기계 이용하는 불법 다운로드족 늘어…관련 규제는 여전히 ‘미비’

 

/사진 = 셔터스톡

#직장인 유아무개씨(25)는 모바일 토렌트 애용자다. 주로 넷플릭스(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볼 수 없는 해외 드라마나 최신 영화를 토렌트 앱을 이용해 불법 다운로드 한다. 윤씨는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편리함과 간편함을 내세운 모바일 토렌트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고 토로한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자 불법 콘텐츠 유통 경로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개인용 컴퓨터(PC)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토렌트(Torrent)를 사용해 버젓이 저작권 있는 영상 콘텐츠를 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사용 방법까지 설명해 주는 글이 올라와 있을 정도로 모바일 버전 토렌트는 이미 보편화된 모습이다.

토렌트는 파일 하나를 통째로 내려받는 웹하드 공유 방식과는 다르게 하나의 파일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다수 사용자끼리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소재 서버가 존재하지 않아 추적이 어려워 토렌트는 오래전부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법 콘텐츠 다운로드의 온상으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에 발표된 ‘2017 저작권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온라인에서 유통된 불법복제물은 약 21억 4800만개로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콘텐츠 불법복제 행위로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는 약 3조9000억원의 생산 감소가 발생됐다.

예전에는 이용자들 대부분이 PC로 불법 콘텐츠를 다운받았지만 최근에는 토렌트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무단으로 복제된 콘텐츠를 다운로드 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3년전부터 토렌트 앱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A씨는 “토렌트 앱은 이미 이용자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악성코드에 감염될까봐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기계 스마트폰으로 다운받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스마트폰에서 토렌트를 사용하는 방법’, ‘스마트폰 용 토렌트 사이트 추천순위’ 등 모바일 토렌트 사용을 부추기는 글들이 넘쳐났다. 심지어는 토렌트 앱을 통해 불법 콘텐츠를 내려받는 방법을 설명하는 영상까지 제공됐다.

실제로 기자가 영상을 보고 직접 따라해본 결과, 1시간 전에 끝난 예능 프로그램을 단 5분 만에 받아 볼 수 있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휴대폰에 토렌트 프로그램과 파일을 탐색해 주는 무료 앱을 다운 받은 뒤 찾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파일을 받으면 된다. 영상 촬영자는 다운 완료된 토렌트 파일은 스마트폰 배터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삭제하라는 조언도 해줬다.

토렌트를 이용한 불법 다운로드가 번지고 있지만 이를 마땅히 제재할 수단은 없어 보인다. 지난 2일에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이 고도화되는 저작권 침해 범죄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보호원의 대응 방침이 토렌트 이용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토렌트 이용자 서아무개씨(22)는 “여러 파일을 조각조각 내려받는 특성 때문에 단속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연 실효성 있는 규제가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