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 도모…문화재단 설립·문화재지킴이 등 활동 다양

넥슨이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에 개관한 '해외 작은책방 6호점' 모습. / 사진=넥슨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사회공헌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매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에 부응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사회공헌을 통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빅3, 사회공헌 재단 운영…사회적 책임 요구 부응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오는 27일 판교 사옥에서 ‘사회공헌 비전 발표 간담회’를 열고 사회공헌 재단 설립 소식과 재단이 새롭게 추진할 사회공헌 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넷마블게임즈 역시 지난달 23일 문화재단을 설립하면서 나눔문화 확산 계획을 알렸다. 초대 이사장은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맡았다. 넷마블은 2020년 신사옥 완공 시기에 맞춰 재단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게임 박물관을 비롯해 대규모 도서관, 게임 캐릭터 공원, 지역 청소년 교육을 위한 게임아카데미 등 교육기관을 설립한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지난 2012년 창립 15주년을 맞아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김택진 대표의 아내이자 ‘천재소녀’로 유명한 윤송이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엔씨는 문화재단을 통해, 의사소통 지원 프로그램인 ‘나의 AAC’를 제작해 무료 배포했으며,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스페셜올림픽 한국 국가대표팀 후원, 게임사전 출판 등 사회공헌 활동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9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사회를 열고 2020년까지 어린이 창의 체험 교육과 창작자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의결하기도 했다.

엔씨, 넷마블에 이어 넥슨까지 사회공헌 재단 출범을 예고하면서, 국내 게임업계 빅3가 모두 공익재단을 운영하게 됐다. 최근 빅3가 사회공헌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매출이 급증하면서, 이에 걸맞는 사회적 요구 역시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중들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사회공헌 활동이 필수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넥슨, 넷마블, 엔씨 등 3사는 지난해 모두 6조48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4조4194억원)와 비교해, 불과 1년만에 2조원 이상 매출이 증가한 셈이다. 그동안 매출 증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사회적 책임에도 어느정도 신경을 써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특히 게임산업의 경우, 현재 대중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도 진흥보다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펼쳐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사들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이미지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 문화재단 출범을 통해 빅3의 사회공헌 활동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이 지난 1월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어린이병원부터 문화재 지킴이까지…게임업계 사회공헌 이모저모

게임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어린이병원 후원부터 문화재 지킴이까지 그 영역도 다양하다.

넥슨은 지난 2016년 개원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조성에 2013년부터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 병원 건립에 필요한 전체 440억 원 중 절반에 달하는 총 200억 원을 기부했으며, 건립 기금 조성을 위해 넥슨 컴퍼니 임직원과 게이머들의 뜻을 모았다.

넥슨 임직원들은 병원 건축 기술 및 디자인 자문 등 재능 기부를 포함해, 사내 문화∙예술 프로그램 ‘넥슨 포럼(Nexon Forum)’의 일환으로 구성된 재즈 빅밴드 ‘더놀자 밴드’ 공연, 마라톤 대회 완주에 도전하는 ‘넥슨 러너즈(Nexon Runners)’ 등과 연계하여 다양한 기부 활동을 펼쳐왔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환아 치료 지원 및 병원 운영을 위한 발전기금 5억2662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넥슨은 또 ‘넥슨 작은책방’이라는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넥슨 작은책방은 지난 2004년부터 어린이들에게 배움의 터를 마련해주고자 시작됐다. 현재 국내 지역아동센터 및 기관 112곳,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해외 6곳, 총 118개가 운영되고 있다.

넷마블은 장애인 복지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넷마블은 2009년부터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9년간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또 2008년부터 장애학생들의 여가문화개선을 위해 특수학교 내에 총 31개소의 ‘게임문화체험관’을 설치했다. 2014년부터는 게임에 관심 높은 청소년을 위해 ‘넷마블견학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PC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이후 지난 6년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에 힘써 오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엇의 기부금으로 조선왕실 문화재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국내에 환수되기도 했다. 라이엇은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소재 허미티지박물관에 방치돼 있던 조선시대 불화(佛畵) ‘석가 삼존도’를 반환하는데 3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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