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보좌관 제도로 청년 정치참여 실현…의원들과 입법 활동으로 역할 ‘톡톡’

대학생들이 직접 지역 조례를 제안하고 입법 과정에 참여해보는 '대학생 명예보좌관 제도'가 청년들의 실질적인 정치참여가 이뤄지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대학생들이 직접 지역 조례를 제안하고 입법 과정에 참여하는 국회 ‘대학생 명예보좌관 제도’가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명예보좌관들이 추진한 정책들 중 일부는 실제로 의회를 통과해 시행되는 등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학생 명예보좌관 제도’는 각 지역 국회의원과 해당 지역 청년들이 직접 교감하며 청년들 실정에 맞는 정책을 발안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대학생들은 각 국회의원실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명예보좌관’으로 선발돼 지방 의회, 국회 등을 견학하며 실제로 입법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6개월간 도‧시의원들과의 밀착 멘토링을 통해 지역 정책, 현안들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한다. 김현미(현 국토교통부장관) 국회의원실의 경우 김달수, 김영환 경기도의원과 이길용, 이윤승, 고은정, 김운남 고양시의원 등 총 6명의 지방의원들이 대학생 명예보좌관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실은 대학생 명예보좌관 제도를 운영 중인 대표적인 의원실이다. 3년전부터 김 의원실은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 대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김 의원실에선 매년 상‧하반기별 6~9명의 대학생들이 활동해 지금까지 대학생 명예보좌관 26명이 배출됐다. 현재 5기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학생 명예보좌관의 활동은 단지 토론에서 그치지 않는다. 명예보좌관들은 조례를 발안해 지역 정치인들에게 제안한다. 제안된 조례들은 실제 지역 의회를 거쳐 시행되기도 한다.

실제로 고양시에선 지난 2년간 조례 4건이 통과돼 시행 중이다. ‘경기도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진흥 조례’, ‘경기도 여성장애인 임신 출산 양육 지원 조례’, ‘고양시청소년의회 구성 운영에 관한 조례’, ‘고양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에 관한 조례’ 등 조례 4건이 대학생 명예보좌관들에 의해 발안돼 제정됐다.

실질적인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해당 제도의 가장 큰 효과다. 김 의원실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있는 유신욱 비서는 “대학생 명예보좌관 제도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활동을 끝낸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입당을 하기도 한다. 제도를 통해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른 의원실에도 제도 도입이 많이 늘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명예보좌관들이 제안한 의견은 꼭 조례로 통과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뤄진다. 유 비서는 “지난해 6월엔 김운남 고양시의원이 대학생들과 함께 연구한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을 시의회에서 시정질문으로 제안하기도 했다”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의회 상임위 등에서 제안 정책을 다루기도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회의원실 대학생 명예보좌관 5기. 왼쪽부터 강동현,문지현,배연승,장윤수,이윤정,유신욱(비서),김명찬,김경모 명예보좌관. / 사진=김현미 국회의원실 제공

현재 활동중인 대학생 명예보좌관과 대화를 나눠봤다. 김 의원실 소속 ‘대학생 명예보좌관 5기’로 활동하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2학년 김명찬(21) 명예보좌관은 대통령을 꿈꾸는 야심찬 청년이었다. 김 씨는 ‘경기도 교육청 학생 경제‧금융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조례’를 구상해 추진 중이었다.


Q. 5기 동기들 소개를 해달라.
우리는 김현미 국회의원실 소속 대학생 명예보좌관 5기로 활동 중에 있다. 동기들 모두 기본적으로 지역 문제와 정치 참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역 사회 문제점과 보완해야할 점 등을 살펴보고 직접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열정적인 대학생 9명으로 구성돼있다. 강동현, 문지현, 배연승, 장윤수, 이윤정, 김경모, 이진영, 조은비 그리고 나다. 나이와 학교, 전공 모두 다르지만 명예보좌관 활동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똑같다.

Q. 대학생 명예보좌관에 지원하게된 동기는. 

저마다의 동기가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 꾸준히 정치에 관심을 가져왔다. 꿈이 정치인, 나아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사회속 부조리, 불합리 등을 바로잡기 위해선 직접 입법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대학 입학 후 명예보좌관 제도에 대해서 알게 됐고, 직접 정책과 조례를 제안해볼 수 있는, 놓치면 안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다.

Q. 활동기간동안 무엇을 느꼈나.
명예보좌관 활동은 일반적으로는 겪어볼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스스로 지역 사회 문제점을 찾아 개선안을 만들고, 정책과 조례를 구상하는 모든 과정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활동을 통해서 공부의 필요성도 느낀다. 정치인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실제로 느끼고 있다.

Q. 현재 추진 중인 입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경기도 교육청 학생 경제‧금융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조례’다. 2016년 한국은행에서 실시한 금융이해력 평가에 따르면, 20대의 평균 점수가 70대 다음으로 최하위였다. 최근 비트코인 사태를 봐도 그렇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20대 청년과 청소년들이 무작정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상당한 금전적 피해를 본 경우가 많다.

이는 초‧중‧고등학교 교육 과정 속 ‘경제‧금융 교육의 부재’ 탓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기본적인 경제관념을 갖추고 있는 학생들이 드물다. 이대로 경제활동에 뛰어드니 문제가 생길수밖에 없다. 이에 공교육에 경제‧금융 교육도 포함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돼 해당 조례의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

이 조례를 통해 경기도 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최소 연 1회 특강형식의 경제‧금융 교육이 실시되도록 할 예정이다. 나아가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해 정규 수업시간에 경제‧금융 의무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하는 것이 목표다.

쉽지 않은 정책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예산을 조정해봐야 하고 단독 조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선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청소년들이 기본적인 경제‧금융 지식을 갖추고 건전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례를 꼭 통과시키겠다.

Q. 앞으로의 각오 한마디….
우선 현재 추진 중인 조례를 꼭 통과시키겠다. 해당 조례가 대한민국 경제 교육에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이번 경험을 소중하게 살려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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