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법률·HR 전문 사외이사 우선 고려 중"…노조 추천인사 반영여부도 고심

서울 시내 한 KB국민은행 지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사진=뉴스1
KB금융지주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돼 공석이 되는 사외이사 찾기에 분주하다. KB금융은 사외이사 3명이 임기 연장을 고사하면서 공석이 되는 자리를 이들과 관련 전문성이 있는 사외이사로 메울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 노동조합이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하고 나섰고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어디까지 이 목소리들을 수용할지 고심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사외이사로 지난해 3월 새로 선임된 스튜어트 솔로몬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6명 전원이 오는 3월 23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중 3명이 연임을 고사했다. KB금융 사추위 회의에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사외이사는 최영휘 이사회 의장과 이병남 이사, 김유니스경희 이사다.

이에 KB금융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인선자문위원을 선정하는 등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일단 사추위는 사외이사 후보자들에 대한 인선자문위원의 평가 결과 집계, 평판 조회, 자격검증 등을 위해 3차례 더 개최될 예정이다. 2월 중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은 3단계로 이뤄진다. △후보군 추천 및 구성 △후보군 평가 △후보 추천 등의 단계를 거쳐 후보자가 주총에서 최종 선임 된다.

KB금융 사외이사 후보군은 주주와 외부 전문기관(Search Firm) 추천을 통해서 매년 2회 상시 관리된다. KB금융 사외이사 후보군은 금융경영, 재무, 회계, 법률·규제, 리스크관리, HR, IT, 소비자보호, 총 8개 전문분야로 관리된다.

2017년말 기준 비공개 형식으로 총 112명이 후보군으로 관리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인선자문위원 평가 결과를 토대로 평판조회 등을 거친 후 사추위 논의를 통해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임 포기를 하며 발생하게 될 사외이사 전문성은 금융경영, HR, 법률·규제 쪽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에 중임을 희망하지 않는 뜻을 전한 사외이사 3명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KB금융의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라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이에 KB금융 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오는 3월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되는 사외이사 3명 가운데 1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KB 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주주제안을 할 사외이사 후보는 숙명여대 경영학부 권순원 교수다.

박홍배 노조 위원장은 "KB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Long List)과 인선자문위원 선정이 불투명하다"며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참가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사실상 대표이사 회장의 손바닥 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금융당국도 같은 입장이다.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금융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사외이사를 선출할 때 이해 관계자가 추천한 다양한 인재를 반영하고,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영향력을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노조도 전문성을 고려해 사외이사를 추천했을 것"이라며 "노조의 안건을 (주총에서) 주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