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유저 유입 늘리는데는 강점…과금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유저들 불만 키워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됐다. / 사진=엔씨소프트
현재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과금 방식은 ‘부분유료화’다. 과거에는 정액제가 대표적인 과금 체계였다. 최근에는 정액제를 고수해오던 게임들마저 부분유료화로 돌아서고 있는 추세다. 부분유료화는 기본적으로 게임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유저들을 모으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부 게임의 경우, 오히려 정액제보다 많은 과금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유저들의 불만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과금 모델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바로 정액제와 부분유료화다. 정액제는 매달 고정 금액을 지불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 2000년대 이전 온라인게임 대부분은 정액제를 채택했다. 정액제 비용으로는 월 2만~3만원이 책정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저들의 과금 부담은 크지 않았다. 월정액 요금만 내면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임속 캐릭터가 강해지기 위해선 단지 시간만이 필요했다.


그러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획기적인 과금 방식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바로 부분 유료화다. 부분 유료화는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고 일부 아이템에 과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부분 유료화 역시 초창기에는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월정액처럼 게임에 접속하기 위해 매달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자, 순식간에 유저들이 몰렸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다.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결국 유료 아이템 구매가 필수로 요구됐다. 문제는 여기에 들이는 비용이 기존 월정액 비용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월정액 게임의 경우,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모든 유저가 동등한 조건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반면 부분 유료화 방식에서는 많은 돈을 지불할수록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유저들은 많은 돈을 들이면서까지 자신의 캐릭터가 강해지길 원했고, 이에 과금을 하지 않는 유저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부분유료화게임 ‘검은사막’을 즐기는 한 유저는 “부분유료화 게임이라고 하지만 매달 2만원 상당의 패키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는 것이 불가능 하다”며 “현재 각종 아이템 구입으로 매달 20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차라리 정액제로 바꾸는 것이 더 저렴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업체들이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유저들을 모으는 것이 정액제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 정액제 게임의 경우, 게임을 경험하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반면 부분유료화 게임의 경우, 게임 자체는 무료로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떤 유저라도 쉽게 해당 게임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대세가 된 모바일게임의 경우, 90% 이상이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월정액 방식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며 “90%이상의 유저들은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다만 10%의 일명 ‘고래’ 유저들이 매출의 대다수를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의 전환을 택한 게임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바람의나라’,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등이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과금 방식을 바꿨다. 지난 17일 과금 변경을 선언한 아이온의 경우, 오랜 시간 포털 검색어에 오르는 등 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액제를 고수하고 있는 게임들도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는 출시 10년 넘었지만 여전히 정액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정액제 방식의 경우, 신규 유저 유입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부분유료화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게임내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유저들은 여전히 정액제를 선호하기도 한다.


직장인 김민수(29·가명)씨는 “부분유료화 게임은 간단히 즐기기엔 돈이 들지 않지만 제대로 즐기려면 유료 아이템을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며 “아이템 구매 비용을 계산해보면, 오히려 정액제 게임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부분유료화 도입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부분유료화 도입을 통해, 신규 유저 유입이 늘어나게 되고 이를 통해 게임내 가상 세계가 활기를 띄게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반대하는 측에서는 부분유료화 도입으로 오히려 유저들간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정액제에서는 모두가 동일선상에서 출발하지만, 부분유료화에서는 과금을 많이 한 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분유료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부분유료화 자체가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과금 방식”이라며 “다만 지불하는 비용 대비 유저들이 느끼는 만족감이 아직은 크지 않은 것 같다. 유저들의 만족감을 증대시킬 만한 방안을 게임사들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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