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도 선물 상품 나와…시세에 미칠 영향 주목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를 시작으로 제도권 시장에 정식으로 데뷔한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10일 오후 5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1일 오전 8시)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이로써 기관 투자자들도 비트코인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CBOE의 선물은 유명 비트코인 거래소인 ‘제미니 거래소’의 가격에 기반한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10% 이상 시세가 급변하면 2분간 휴장하고 변동폭이 20% 이상이면 5분간 휴장할 계획이다.
CBOE에 이어 세계 최대 선물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오는 18일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CME의 비트코인 선물은 비트코인 거래소 4개의 가격을 기반으로 한다.
거래량은 CBOE에 비해 CME가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3개 분기 동안 CME는 모두 31억개 계약을 처리했다. 이에 비해 CBOE는 5600만 계약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거대 투자은행들이 CBOE를 더 선호하고 있어 CBOE의 거래량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시장에 들어오면서 향후 가격 움직임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 억만장자이자 제미니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카메룬 윙크레보스는 “투자자들은 어떻게 CBOE의 선물이 거래되는 지를 유심히 지켜본 뒤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면서도 “시동이 걸리면 비트코인은 20배 정도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트코인이 거품으로 끝날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월가의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야누스 캐피털의 빌 그로스는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산가격의 폭등을 이끌었다며 비트코인 광풍은 높은 수익을 노리고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투기심리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제도권 선물은 하락에도 투자할 수 있어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크레이그 프리롱 휴스턴 대학의 경영학 교수는 "월가의 헤지펀드들이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이 아니라 매도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보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은 올 들어 1500% 가량 상승했다. 특히 CBOE의 선물 출시를 앞두고 지난 2주간 급상승했다. 이날 현재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1만6569달러를 기록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