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감염돼 전신 염증, 고령·면역력 약한 환자 위험…의료계 “개· 고양이 물리면 병원 가야”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인기가수인 최시원 씨 가족이 기르던 프렌치불독에 같은 아파트 주민인 한일관 대표 김모씨가 물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김모씨의 직접적 사인인 패혈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궁금증이 증대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열리며 프렌치불독에 정강이를 물린 뒤 엿새 만인 이달 6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지난 주말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국민들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지칭한다.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 혹은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을 포함해 ▲호흡수가 분당 24회 이상으로 증가 분당 90회 이상 심박수 혈액 검사상 백혈구 수 증가 혹은 현저한 감소 중 두 가지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 이를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이런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이 미생물 감염에 의한 것일 때 패혈증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처럼 개에 물린 경우 등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패혈증 원인이 된다. 단순하게 개에 물린 경우 외에도 개가 사람의 상처 부위를 핥을 때에도 균을 옮길 수 있다. 고양이가 할퀴었을 경우도 감염이 가능하다. 기타 반려동물 입이나 피부에 있는 세균과 곰팡이, 미생물이 다양한 수단으로 사람에게 균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다

 

패혈증 원인이 되는 감염 부위는 사람 신체의 모든 장기다. 폐렴과 신우신염, 뇌막염, 봉와직염, 감염성 심내막염, 복막염, 욕창, 담낭염, 담도염 등이 패혈증 원인이 될 수 있다. 이같은 감염증이 발생한 경우, 원인 미생물이 혈액 내로 침범해 패혈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패혈증 초기 증상으로는 호흡수가 빨라지고, 지남력(시간, 사람에 대한 인지력) 상실이나 정신 착란 등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혈압 저하 및 신체 말단에 공급되는 혈액량 저하로 인해 피부가 시퍼렇게 보이기도 한다. 소화기 계통 증상으로는 구역, 구토, 설사 및 장 마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번 김씨 사례처럼 환자의 기존 건강상태가 패혈증 발병과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감염에 의한 패혈증의 경우 건강한 사람이라면 감염 조기 항생제와 수액을 투여하면 치료에 효과적이다

 

반면 감염된 환자가 이미 당뇨병이나 폐렴 등 지병을 갖고 있거나 고령인 경우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감염으로 인해 장기가 손상되면서 쇼크가 발생해 사망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개 등 반려동물에게 물렸을 경우 수돗물이나 생리식염로 상처 부위를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전문의 진찰을 받고 감염 여부 등을 검사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은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 모를 발병에 대비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전문검사를 받을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패혈증은 일단 발병하면 치사율이 40%에서 최대 6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간 5만여명이 패혈증으로 사망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다만 아직 패혈증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패혈증에 특이적인 진단법도 없는 상태다

 

김태형 순천향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패혈증은 모든 감염병의 최종 경로이며, 합병증으로 이해하면 된다발병 원인은 하나가 아니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패혈증 예방을 위해서는 환자들이 만성질환과 기존 지병을 지속적으로 잘 관리함으로써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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