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 증가에 생산량 40% 증설 결정…중한석화 내부 유보금 재투자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중국 석유 화학 업체 시노펙이 합작사 중한석화에 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은 중한석화 전경 /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중국 석유 화학 업체 시노펙이 합작사 중한석화에 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 시장내 수요 증가 속에 중한석화 생산량을 기존 대비 40% 늘리기 위해서다.

17일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과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에 7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 기업인 시노펙이 지난 2013년 함께 설립한 업체다. SK종합화학은 총 3조3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지분율은 35%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투자 결정은 중국내 석유 화학 시장내 수요 증가세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됐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중한석화의 생산량은 기존 생산량 대비 40% 증가한 300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설비 증설 후 제품별 생산량은 에틸렌 110만톤, 폴리에틸렌 90만톤, 폴리프로필렌 70만톤 등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에틸렌 생산량 기준으로 중한석화는 중국 시장 3위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또 한번 눈긴을 끄는 부분은 투자 비용 전액을 중한석화의 이익 유보액을 통해 조달한다는 점이다. 중한석화에는 이미 다량의 현금유보액이 적립돼 있어 모기업인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의 자금지원 없이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중한석화는 한중 합작 법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업체다. 설립 첫해부터 흑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18%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올해 상반기에도 중한석화는 매출액 1조3456억원, 영업이익 321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6000억원 영업이익률은 2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긍정적인 중국 시장 전망과 중한석화의 높은 수익성 외에도 최태원 SK회장의 중국 사업 강화 의지도 이번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최 회장은 이번 투자를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왕위푸(王玉普) 시노펙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중국 지역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화해야 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의 전략 대로 SK는 중국 시장에서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인사이더)가 되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도 한중 합작법인인 중한석화의 유보현금을 재투자한다는 점에서 중국내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중한석화 투자는 SK와 시노펙 간에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추진될 수 있었다​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화학사업을 발판으로 향후 중국에서도 딥체인지 2.0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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