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논 사슈아 모빌아이 CEO와 회동…자율차 동맹 ‘인텔’ 진영 편입 전망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영상 기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최초 개발한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 암논 사슈아를 만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협력을 논의했다.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이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와 인텔로 각각 양분된 상황에서, 현대차가 모빌아이와 협력을 통해 모빌아이를 인수한 인텔 진영으로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정의선 부회장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암논 사슈아 모빌아이 CEO와 만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확대 및 인텔과의 제휴 방안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암논 사슈아 CEO는 향후 인텔의 자율주행차 개발 그룹인 ADG와 모빌아이를 합친 통합 조직을 이끌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인텔은 지난 8월 약 17조원에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업계에선 “정보통신(ICT) 분야와 협력에 관심이 있다”고 밝혀온 정 부회장이 사실상 협력 업체를 인텔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난 이후인 지난 5월 이스라엘서 사슈아 모빌아이 CEO를 각각 만난 바 있다. 하지만 상대 CEO가 국내를 방문한 것은 사슈아 CEO가 처음이다. 

 

/ 그래픽 = 시사저널e


특히 모빌아이가 현대차가 주력하는 영상 기반 ADAS 핵심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와 협력이 유력한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현대차는 영상에 기반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내놓고 완전 자율주행(레벨5) 직전인 레벨4를 충족 시킨 바 있다. 현대차는 독자 개발한 고속도로 자율주행, 도심 자율주행, 혼잡구간 주행 지원 등도 영상 기반이 핵심이다.

모빌아이는 ADAS를 전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해 자율주행차에 이용되는 인지 센서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는 업체다. 모빌아이는 아이큐(EyeQ)라는 칩 하나로 전방충돌 경고, 보행자 충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 지능형 전조등 제어, 속도제한 표시와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빌아이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차량용 카메라와 센서 등을 공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CES 2017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반면 현대차가 엔비디아가 개발한 드라이브 PX2를 자율주행차 내장형 운영체제로 삼아 데이터 군집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인텔 진영 편입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 부문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 슈퍼컴퓨터 개발 업체로 인지 센서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측정·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가졌다.

이와 관련, 현대차 내부 관계자는 “일단 엔비디아 드라이브 PX2를 활용해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갈 예정”이라며 “자율주행 부문에서 엔비디아가 경쟁사들보다 앞선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 점이 드라이브 PX2를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해 현대차는 “​완전 자율주행차에 적용될 칩이 엔비디아로 결정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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